[STRONG KOREA] 제1주제 : 국가기술자격증 제도 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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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출신으로 국가기술 자격증을 갖고 있는 엔지니어는 줄잡아 1백60여만명에 이른다.
자격증별로는 전문대 출신이 주류를 이루는 산업기사가 91만5천여명, 4년제 대학 출신인 기사가 64만7천여명이다.
최고급 엔지니어인 기술사는 2만5천여명, 최고 기능을 갖춘 기능장도 5천여명이나 된다.
산업현장의 파수군인 기능사는 무려 5백40만명을 넘고 있다.
기술분야 자격증을 가진 인력이 7백만명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자격증은 이공계 출신들의 상징물이라 할수 있다.
엔지니어는 자격증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격증 소지자가 지나치게 많은 것도 그 원인의 하나라 할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원인은 자격증에 대해 별다른 메리트를 인정해 주지 않는데 있다.
자격증제도의 개선방안을 제시한다.
◆ 자격증 소지자 우대받아야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기사 자격증은 좋은 대우를 받게 해주는 보증수표였다.
기사 자격 소지자에게는 취업의 우선권을 인정해 줬다.
물론 기사수당 등 자격증에 따라 보수도 더 줬다.
자격증은 취업에서부터 보수 복지 정년 등에서 이공계출신들이 일반직에 비해 우대를 받을 수 있는 수단이었다.
자격증 전성시대를 맞았던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산업현장의 수요에 비해 자격증 취득자가 크게 모자랐기 때문에 일어났다.
그러나 산업체 수요에 대응, 자격증 취득자가 대량 배출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기사 자격증을 가진 이공계 졸업생들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자격증 취득자에 대한 혜택도 줄었다.
한 공대 교수는 "198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거의 모든 대학들이 예비 졸업생들을 위한 자격증 시험 특강을 했다"며 그 덕택에 기사 자격증 시험에서 높은 합격률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사 자격 소지에 따른 혜택이 사라지면서 자격증에 대한 관심도 급감하고 말았다.
이공계를 살리기 위해선 자격증을 가진 엔지니어를 우대해야 한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현 상태에서 희소가치를 높여 자격증 소유자에게 혜택을 주기는 어렵다.
따라서 시험을 개선, 자격증 소유자의 질을 높인 다음 이들에게 취업우선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신현식 중앙대 명예교수(건축공학)는 "자격증만으로 혜택을 누리게 하는 것보다는 자격증을 따고 난 후에도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지식을 갖도록 유도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 자격증과 산업현장간 거리를 좁혀야 =기사 자격증을 땄다고 해서 곧 바로 산업현장에 적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격증 획득을 위한 공부와 산업현장 간에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기사 자격증을 가진 이공계 졸업생을 채용하더라도 다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재교육을 해야 한다.
한미파슨스 건설사업관리(CM) 단장인 백두환 부장은 "자격증을 따기 전 학교에서 가르치는 커리큘럼부터 산업현장과의 거리감을 줄일 수 있게 보완해야 한다"며 "건축분야의 경우 최신 건축이론도 중요하지만 건설현장을 익힐 수 있는 시공 관련 과목을 강화하고 이 과목을 가르치는 사람도 현장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 자격증 시험위원인 한 대학 교수는 "현장 경험을 평가하는 실기시험을 대부분의 수험생이 책을 보고 암기해서 치르고 있다"며 "실기시험의 본래 목적을 살리는 게 자격증과 산업현장간 거리를 좁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자격증 체계 재정비해야 =기술사 기능장 기사 산업기사 기능사 등엔 모두 6백여가지 국가기술자격증이 있다.
이들 자격증은 산업환경의 변화 등에 따라 신설되기도 하고 폐지 통합 세분화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984년부터 2000년까지 2백74개가 신설됐고 3백36개가 1백44개로 통합됐다.
또 47개가 1백28개로 세분화됐고 3백84개가 사라졌다.
올 4월엔 반도체설계기사 항로표지산업기사 전자캐드기능사 등 33개가 신설됐다.
하지만 자격증 체계 재정비가 변화하는 산업환경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문제길 건국대 명예교수(토목공학)는 "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산업구조의 변화속도에 맞게 자격증 체계를 효율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strong-korea@hankyung.com
[ 협찬 : 한국산업기술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