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24일 거래소시장에서 2천1백16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미국 다우지수가 전날 7,800대로 떨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주 미국 뮤추얼펀드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유출이 일어났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계속 추락중이다. 미국증시의 폭락세에 따라 한국시장도 맥을 못추고 있다. 그러나 주가가 떨어질수록 역으로 한국 시장의 매력이 돋보인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게 이같은 주장의 근거다. 시장 평균 PER(주가이익비율)는 지난 23일 기준으로 6.1배다. 이는 작년 9·11테러 때의 6.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종합주가지수는 테러사태 당시(470대)보다 훨씬 위에 있다. 그만큼 기업의 실적이 향상됐다는 뜻이다. 또 주가가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국시장이 뉴욕의 그늘에서 벗어나기는 어렵지만 그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사실 미국경제는 모든 것이 불확실성 속에 있다. 금리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기업의 실적은 얼마나 악화되고 있는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이는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 8월 미국시장이 반등했을 때 거래량은 연중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단기적 반등에 그칠 수 밖에 없었다. 이라크와의 전쟁이 아니라 미국경제의 펀더멘털 자체에 시장이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시아의 다른 국가와 한국에 대한 외국인 매매패턴이 다르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연초 한국에서 주식을 팔아치웠다. 반면 대만 등 다른 아시아국가에선 주식을 사들였다. 9월 들어서는 대만 등에서 주식을 팔고 한국에선 사들이는 모습이었다. 우리증권 조대현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모든 주식이 아니라 금융주등 특정업종의 주식을 집중 매도하고 있으며 실적 대비 주가가 싸다는 점에서 투자메리트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