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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27일자) 번 것보다 더 많이 쓰는 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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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국민·우리·신한·조흥·제일·외환 등 6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올렸다고 25일 발표했다. 일단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가 하면 같은 날 한국은행은 지난 6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빚이 국내총생산(GDP)의 70%인 4백조원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가구당 부채가 1년 새 7백만원이 늘어 2천7백만원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걱정스런 통계가 아닐 수 없다. 가뜩이나 악화될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는 세계경제여건이 급격한 국내경기후퇴로 이어질 경우 개인신용 파산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우려가 없지않다. 그렇게 되면 금융기관, 특히 은행경영에도 심대한 파장을 몰고 올 것은 분명하다. S&P도 이번 은행 신용등급을 조정하면서 그같은 우려를 제기했지만, 다만 정부는 물론 은행들이 부동산투기 억제와 가계대출 축소 등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고 있어 그다지 문제될 게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제라도 부동산투기 열풍이 사라지고 가계부채가 더이상 크게 늘지 않는다면 지금의 가계부채 규모는 금융선진국들의 사례에 비춰 보더라도 그다지 문제될 것은 없지만 결코 안심할 일은 아니라는 게 우리 생각이다. 가계부채 급증의 주된 원인은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소비진작,특히 주택경기부양책 등을 꾸준히 시행해 온데다 어느 은행을 막론하고 기업대출보다 수익성이 높은 가계대출에 중점을 둬 온 결과임은 부인할 수없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은행책임이 크다는 얘기다. 따라서 정부가 가계대출제한 조치를 실시하는 것과는 별개로 과연 은행 영업전략 등에는 문제가 없는지 신중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 자금순환동향을 보더라도 같은 맥락의 문제점이 발견된다. 기업부문의 자금부족 현상은 그렇다 치더라도 개인부문까지 17년 만에 자금부족 상태로 바뀌었다는 것은 걱정스런 일이다. 통상적으로 소득에서 소비하고 남는 돈을 저축함으로써 기업자금의 공급주체 역할을 해야 할 개인부문이 주택구입 등의 지출증가로 오히려 외부자금을 끌어다 쓰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같은 왜곡된 자금순환구조하에서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등 자산가격 하락이 나타난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여기에다 금리인상까지 겹친다면 개인신용파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공산이 크다. 우리 은행들이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개인부채 급증에 대한 대책을 재점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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