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열리는 부산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남북한공동입장을 선도할 남북한의 공동기수로 황보 성일(27.南 핸드볼)과 리정희(27.女축구)로 결정됐다. 남북한 선수단은 26일 오후 6시20분 아시안게임 선수촌내 OCA 선수촌에서 1시간여 동안 대표자 회의를 갖고 75년생 동갑내기인 황보 성일과 리정희가 남북을 대표해 한반도기를 함께 들고 동시 입장하기로 합의했다. 개회식에 나서는 남북한 선수단은 각각 300명씩, 총 600명이며 44개 참가국 중맨 마지막에 8열 종대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 입장하게 된다. 남북한은 동시입장때 한반도기의 뒤를 따라 유홍종 한국단장과 방문일 북한 단장이 함께 걷기로 했고 남북한 임원은 임원끼리, 선수는 선수끼리 짝을 지어 한민족의 단결을 과시하기로 했다. 이날 남북한 선수단의 회동은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남북한은 한국선수단 본진이 선수촌에 입촌한 뒤 저녁 회동을 갖기로 했으나 안전통제본부가 오후 5시쯤 언론에 공표했다가 다시 무산됐다고 발표하는 등 혼선을겪었다. 그러나 남북한 관계자들은 예정대로 선수촌에서 비공개로 만나 1시간여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남남북녀(南男北女)'로 공동기수를 정하게 됐다. 이날 회동에는 한국선수단 대표로 유홍종 단장과 이학래 부단장, 이윤재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참석했고 북한에서는 방문일 단장, 조상남 조선올림픽위원회 서기장, 이동호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북한 동시입장때는 북한의 박정철 유도코치와 한국농구대표인 정은순이 공동기수로 나서 `남녀북남(南女北南)'이 됐었다. 당시는 북한선수단이 21명에 불과해 선수가 아닌 코치가 공동기수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남남(南男)을 대표하게 된 황보 성일은 성균관대 3학년 때부터 국가대표로 발탁돼 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올 6월에는 클럽팀이 활성화된 스위스 바젤로 이적,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다가 25일 아시안게임에출전하기 위해 서울에 도착했다. 귀국하자마자 선수단 관계자로부터 공동기수로 뽑혔다는 언질을 받았다는 황보성일은 "얼떨떨한 기분이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큰 영광을 얻게돼 기쁘다"고 소감을밝혔다. `북녀(北女)로 뽑힌 리정희는 아시아 최강의 불리는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의 베테랑 골키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회동 뒤 한국은 10월1일 이연택 대한체육회장 주최의 만찬에 박명철북한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선수단을 초청했고 북측은 조만간을 답변을 주겠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