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인 실용 인장(印章)에다 전각(篆刻)의 기법을 접목,예술 인장으로 승화시킬 겁니다." 최근 인장부문 명장(名匠)에 선정된 이동일 신세계백화점 인장코너 대표(62)는 "인장이 조선시대 말까지만 해도 통속적 이름인 도장으로 불렸지만 선비들의 애환이 서린 예술품이자 믿음의 표지로 널리 사용된 일상용품으로서 전각의 아취(雅趣)가 남아 도장의 품격을 지킬 수 있었다"며 컴퓨터 인장 등과 같이 대량화·기계화돼 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명장이 된 소감을 묻자 이 대표는 17세 때부터 지금까지 일반인들이 잘 알아주지 않는 인장업에 45년간 몸담고 있지만 "잘못 살아오지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믿고 맡긴 사람에게 심혈을 기울여 예술 인장을 새겨주었는데 그 가치를 몰라주고 보통 인장으로 다시 해달라고 할 때 가장 가슴이 쓰라렸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서 선물 받은 인장을 직접 가지고 와 "이거 여기서 만드신 거죠"라며 고마워하는 것을 보며 한길을 걸어온 것이 뿌듯하기까지 하다며 웃었다. 그는 앞으로 인장을 살아있는 예술품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입체적 공간이용을 통해 조형예술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