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1:42
수정2006.04.02 21:44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시장의 이틀째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반등마저 극도로 제한된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저가메리트가 크다며 ‘바겐헌팅’(싸구려 매수)에 나설 것을 권하고 있으나 투자심리는 요지부동이다.
해외시장 반등 흐름이 아직 불안함을 벗어나지 못해 미심쩍은 데다 무엇보다 수급을 개선할 만한 모멘텀이나 매력이 없다는 점이 장세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시장 경제지표가 전반적인 악화과정속에서도 8월 내구재주문 등 일부는 기대를 넘어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으로 판단하는 쪽도 있지만 시장을 돌릴만한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모습이다.
수급적으로 다만 긍정적인 점은 700선이 무너진 이래 쏟아져나오던 기관의 손절매물이 미국시장 안정에 힘입어 주춤해진 것. 기관이 연초이후 800~850선에서 1조 2,000억원 가량 매수했던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지수대가 20% 하락한 수준이라 로스컷 물량의 가속화 우려가 컸었다.
외국인도 일간 1,000억원 이상이 매도공세에서 한발 물러서며 여차하면 매수 확대에 나설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가 주간으로 2주째 자금 썰물 흐름을 이었지만 전주에 비해 규모가 줄었다. 또 최근 미국시장 안정세를 감안할 때 추가적 유출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기대할 만 하다.
관건은 여전히 미국시장 흐름이며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에 대한 촉각이 곤두서있다. 다음주에도 8월 개인소득 및 지출, 9월 ISM지수, 8월 공장주문, 9월 실업률 등 굵직한 지표가 대기하고 있어 경계를 늦추기 힘들다. 기업실적 사전예고는 다음달 9일 야후 발표 때까지 별다른 '꺼리'가 없다는 점에서 잠시 소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은 있다.
◆ 단기 반등 기대 유효 = 시장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나 미국시장 따라잡기식 반등 기대감은 수면 아래에 잠복해있다.
다우지수가 8,000선에 육박하고 나스닥이 1,200선을 회복했지만 종합주가는 650선 단기 바닥이후 미미한 오름폭을 기록하고 있는 것.
물론 해외시장의 충격파가 다시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고 이에 따라 650선 지지 신뢰도도 크지 않다. 그러나 시장의 악재에 대한 내성이 어느정도 길러졌고 최근 하락폭을 감안할 때 추가 급락보다는 지수 상향쪽 가능성이 더 열려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단 650선을 박스권 하단부로 잡을 때 700선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그려지고 있다. 700선은 심리적 저항선이라는 점과 함께 그 위쪽 매물대가 만만치 않다.
제한된 반등흐름을 상정할 때 단기 매매를 이용한 수익률 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회가 온다면 우량주로의 종목교체나 중소형주 비중 줄이기 정도가 무난할 것으로 타진된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매도세는 주춤해졌지만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기에는 시장심리 위축이 심하다”며 ”추가하락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볼 때 이러한 시장심리에 역행하며 어느정도 위험부담에 나서도 될 만한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미국시장 후행성을 고려하면 다음주초 하루이틀 짜리 반등 가능성이 높다”며 “반등폭은 하락갭은 15~17포인트 정도로 본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다음달도 금리상승 가능성, 이라크 전쟁 변수 등 뚜렷하게 개선되는 변수가 적어 추세적 상승 모멘텀을 조만간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그러나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며 650~710정도의 박스권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분석팀장은 “막바지 탐색국면에 들어섰고 길게보면 우량주 저가매수에 나설 만한 지수대에 왔다”며 “650~660선 부근에서 우량주 중심의 분할 매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