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 주장으로 40만명이 참가한 유럽 최대규모의 반전시위가 28일 영국 런던 시내에서 벌어졌다. 이날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오후 2시(현지시간) 템스강가의 엠뱅크먼트를 출발, 의사당과 총리관저를 거쳐 하이드 파크까지 행진을 벌이면서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전쟁중지연합'(STOP THE WAR COALITION)이라는 반전단체와 영국이슬람협회(MSB가 주도한 이날 시위에는 조지 갤러웨이등 일부 노동당 의원들과 유명 영화감독 켄로치, 켄 리빙스턴 런던시장, 스콧 리터 전 이라크 무기사찰단원 등도 참가했다. 리빙스턴 시장은 BBC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날 시위에 40만명 이상이 참가했으며 자신이 지난 30년간 본 시위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시위가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노동당 전당대회와 전쟁에 반대하는 하원의원들에게 충격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시위 참석자 수가 자신들의 계산으로도 15만명이 넘었으며 2건의 경미한 공공질서 위반혐의 체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로치 감독은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려는 것은 단순히 석유와 지역 패권을 확보하려는 의도 때문이라면서 이런 미국의 목적을 위해 영국이 10만명의 이라크인들을 살해하는 것을 검토해서는 안된다고 외쳤다. 영국 이슬람 평의회의 이크발 사크라니 의장도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기 때문에 이라크를 공격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갤러웨이 의원도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블레어 총리는 나라를 전쟁으로 몰아갈 경우 우리들의 대변자가 아니다. 치명적인 대결이 될 전쟁에 우리의 젊은이들을 보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주후에 전쟁이 일어날 "명백하고도 현존하는 위험"이 있다며 노동당 전당대회 참가자들은 블레어 총리로부터 "점화열쇄"를 빼앗을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토니 벤 전 하원의원은 영국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고 원하지 않는 전쟁을 할 수는 없다며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공격은 "전적으로 부도덕하다"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유럽 지도자 가운데 가장 강력히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 이라크 공격계획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련의 여론조사결과 유엔의 승인없는 대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는 영국민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지난 23일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에 대한 문건을 발표하고 24일에는 이라크문제 토론을 위한 의회를 비상소집했으나 50여명의 노동당 소속 의원들이 폐회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방법으로 대 이라크 군사행동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했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