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추억속의 명차들을 잇따라 부활시키고 있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전후 유럽의 왕실 귀족에게 인기를 받은 명차 "마이바흐"를 부활시켜 올해 가을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일본 닛산의 페어레이디 Z와 도요타의 2000GT도 되살아날 예정이다. 미국 포드는 GT40을 내년에 새롭게 내놓는다. 이 모델은 지난 1966년부터 1969년까지 4년 연속 르망 24시간 랠리 우승을 차지한 전설적인 레이싱 스포츠 카이다. GT(그랜드 투어링)는 유럽 등에서 장거리 여행을 하는데 필요한 대형 트렁크,거주성,내구성을 중시하며 고속으로 장시간 드라이브가 가능한 고성능 스포츠카를 뜻한다. 1963년초 헨리포드 2세와 포드디비전 CEO인 리 아이아코카는 강력한 포드의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심어주기 위해 모터스포츠에 진출키로 했다. 이 분야에 대한 개발 경험이 거의 없었던 포드는 페라리와 합작을 시도했다. 그러나 엔초 페라리의 반대로 합작 협상이 결렬되자 포드는 페라리를 이길 수 있는 레이싱 카를 자체 개발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레이싱카 엔지니어링이 가장 발전한 곳인 영국에 포드 어드밴스드 비클(Ford Advanced Vehicle)을 설립하고 연구인력과 자금을 투입,64년초 GT40을 개발해 냈다. 마침내 1966년 GT40이 르망에서 1,2,3등을 차지함으로써 '포드가 페라리를 이긴다'는 꿈은 실현됐다. 포드의 방대한 자금과 르망 제패라는 목표 아래 외부에서 불러모은 열정적인 레이싱 전문가들이 GT40 개발에 참여해 이뤄낸 결과였다. 높이가 40인치라서 GT40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 차는 차체 중앙에 엔진을 둔 미드십 카다. 수퍼카 람보르기니 미우라가 이 차의 레이아웃을 본떴다고 하지만 새로운 설계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그러나 1964년 처음 나온 이 차는 현재까지도 포드의 역대차중에서 가장 매혹적인 차로 손꼽힌다. 르망의 기록에 따르면 라이벌인 페라리 P3(66년)과 P4(67년)의 최고시속은 모두 3백10km 정도이지만 GT40은 66년 3백25km를 기록했고 차체 전폭과 콕핏의 폭 등 전면 투영면적을 좁혀 67년에는 3백40km까지 달성했다. 김상권 부사장 < 현대.기아자동차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