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경제특구'] '개발비 어떻게 조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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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빈(楊斌) 북한 신의주 특별행정구 장관이 특구 개발과 관련된 파격적인 구상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양 장관이 자신만만하게 개발방안을 밝히고 있어 개발 재원 확보에 어느 정도 진척이 이뤄진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양 장관이 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부터 20억달러를 유치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또 그가 신의주특구에 한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 활동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 20억달러 유치설 =신의주를 자주 왕래하는 중국 단둥 관계자들은 양 장관이 ADB로부터 20억달러를 유치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이중 15억달러는 인프라 구축에, 5억달러는 신의주 주민 이주에 쓰일 것이라고 한다.
이같은 내용이 사실일 경우 신의주특구 개발은 상당한 탄력을 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신의주의 항만.교통.전력.통신시설.공단 배후지 조성 등 기본적인 인프라를 갖추는데 적어도 20억∼30억달러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당국은 과거 나진.선봉지구를 1백만명의 인구를 수용하는 국제적 화물중계기지.수출가공기지.관광지구로 육성하기 위해 33억달러의 외국 자본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ADB 자금을 조달한다면 신의주 인프라 구축 비용의 절반 이상은 해결된 셈이다.
ADB 자금 유치설은 북.미 대화가 재개되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설득력있게 들린다.
북한이 국제기구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선 미국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북.미 관계가 진전될 경우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
미국은 핵사찰 등과 관련된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국제기구의 대북지원과 경제제재 해제 등 적절한 보상을 해줘야 하는 입장이다.
◆ 한국기업에 '손짓' =양 장관은 지난 27일 한국특파원들과의 인터뷰에서 "특구 안에 한국기업 전용공단을 설립하겠다"며 "한국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내달 7일 방한하겠다"고 밝혀 한국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북한 최초로 증권거래소를 설립, 한국과 일본 기업의 상장을 유도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특히 신의주를 이산가족 만남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구상도 밝혔다.
양 장관의 주변에서는 양 장관이 11월께 일본도 방문하게 되며 한국 일본 대만의 1백여개 기업들이 1조5천억원 정도를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가 한국기업에 높은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단기적으로 유럽기업의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의주는 비록 특구로 지정되긴 했지만 인프라 구축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유럽기업에는 아직 매력이 떨어지는 곳이다.
또 중국 당국이나 기업들의 냉담한 반응도 한국기업들에 눈을 돌린 이유로 지적된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