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어는 은어나 연어와 같이 봄이 되면 알을 낳기 위해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회귀어종이다. 상류인 소금강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줄기가 만들어낸 강원도 연곡천은 황어의 단골 산란지다. 1급수에만 사는 꺽지,미유기 등의 고유 어종이 발견되는 깨끗한 연곡천이지만 지난 4월 1천여마리의 황어가 이곳에서 떼죽음을 당했다. 이유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든 보(洑·하천에 설치한 작은 규모의 댐)와 잘못 설계된 어도(魚道). KBS 1TV는 황어가 떼죽음 당한 원인과 회귀어종의 생태를 취재한 '환경스페셜-황어의 죽음'을 10월2일 오후 10시에 방송한다. 보로 인해 이동로가 없어진 물고기들을 위해 사람들은 어도(魚道)를 만들었다. 그러나 물고기의 생태를 고려하지 않고 설치된 어도가 오히려 물고기들이 넘어야만 할 장애물이 되고 있다. 낙차가 큰 계단식 어도와 갈지자 형태의 복잡한 어도를 오르지 못한 황어들이 물 없는 마른땅에 떨어져 죽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알을 품은 채 보와 어도에 갇혀 상류로 나아가지 못한 황어들을 노리고 보에 어망까지 쳐놓은 사람들도 있다. 제작진은 황어의 죽음을 막고 하천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물고기의 생태를 제대로 고려해 새로운 어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프로그램의 담당 CP인 고희일 KBS 교양국 부주간은 "황어가 올라오지 않는 하천은 죽은 하천"이라며 "보와 어도를 재정비해서 알을 낳기 위해 강을 찾는 황어를 살리는 것이 하천의 생태를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또 하천에서 태어나 바다로 내려갔다가 다시 알을 낳기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황어의 일생을 보여준다. 특히 바다와 강의 생태계가 만나는 기수역에서 벌이는 회귀어종들의 삼투압 조절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바다에서 살았던 물고기가 강으로 올라가기 위해선 피속의 삼투압을 조절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거쳐야만 하는 곳이 기수역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