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코너] 세계박람회 정부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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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 있는 드 크리옹 호텔에서 '한국경제 설명회'가 열린 지난 주말.이기호 청와대 경제특보의 질의응답에 이어 장재룡 프랑스주재대사는 한국이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 후보국임을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했다.
바로 그 시간 파리 시내는 주룽지 중국 총리의 방문으로 때아닌 교통체증을 겪고 있었다.
코펜하겐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담(ASEM) 직후 외교부장 등 여러 각료들과 파리에 와 세계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과 의장을 만난 것이다.
중국 대표단은 한국지지를 표명했던 프랑스가 얼마 전 차세대전투기 선정에 대한 불만으로 입장을 바꾼 것을 호재로 판단한 듯 했다.
프랑스의 마음을 중국쪽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행보였다.
독일도 상하이 자기부상열차 프로젝트와 연관해 중국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과 각별한 사이가 된 네덜란드정부도 세계박람회 후보지 결정과 관련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처지다.
러시아 수반의 공식방문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의 지지 요청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연초까지만 해도 세계박람회 유력후보로 떠올랐으나 최종 결정을 2개월 앞둔 지금 중국과 러시아의 반격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다.
최근 정몽구 여수박람회유치 위원장과 현대자동차는 파리 모터쇼행사장에 BIE 회원국대표를 초청,"올림픽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한국이 세계인들에게 다시 한번 멋진 축제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민간기업의 힘으로 주룽지 총리 및 푸틴 대통령에 맞서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은 오는 28일 파리에서 BIE 대표들을 상대로 마지막 표심잡기 리셉션을 벌일 예정이나 아직 초청장도 보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서 누가 참석할지도 모르고 행사진행 방식도 결정되지 않아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파리의 실무자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
비록 중국과 러시아의 마지막 공세에 밀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마지막까지 가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정부는 전방위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