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안게임이 개막됐는데도 일부 경기장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참가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또 사무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대회 실무자들이 농성을 하는 등 웃지 못할 일들도 최근 벌어졌다. 2일부터 경기가 시작되는 승마의 경우 경기본부가 선수와 경기마 입출국 확인업무 등에 필요한 인터넷과 국제전화는 물론 복사기 등 기초시설을 마련하지 못해 일부 직원들이 지난 27일 일손을 놓고 농성을 했다. 특히 10여일전 경주마들이 마사에 들어온 이후에도 승마경기장 주변에서 중장비를 동원한 마무리공사를 강행,소음에 의한 스트레스로 근대 5종경기 투입 경기마 1마리가 죽었다. 결국 선수단의 항의로 공사를 중단했지만 경기장 진입로는 정지작업을 하지 못해 아직도 굵은 자갈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승마협회 한 관계자는 "승마경기에 10년이상 참가했지만 대회가 열리는 날까지 경기장공사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한 경우는 처음 본다"며 허탈해 했다. 1천여명의 국내외 취재진이 머무는 메인프레스센터가 들어선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 입구에서는 경찰들이 고압적인 자세로 검색을 벌여 각국 취재진의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곳에 식당은 물론 자판기조차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불편을 겪는 실정이다. 강서체육공원 펜싱경기장에는 식당이 없는데도 도시락반입을 막아 취재진과 응원 나온 시민들이 1∼2㎞ 떨어진 곳으로 나가 식사를 하도록 해 반발을 사고 있다. 또 30일 비치발리볼 대회가 열린 해운대 해수욕장은 경기장내 모래에 불순물이 많이 섞여 있어 선수부상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따라 이날 오전 부랴부랴 불순물 제거작업을 벌였다. 강서구 조정·카누경기장은 오토시스템을 가동하면 전력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 10㎾ 발전기를 빌려 긴급 배치하기도 했다. 부산은 한국을 대표하는 항구도시로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그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하지만 좀 더 기본에 충실하고 치밀한 준비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부산=신경원 사회부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