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30일 금융상에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50)을 겸임시키고 농림수산상에 오시마 다다모리 자민당의원을 기용하는 등 6개 부처 각료를 경질하는 개각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개각은 고이즈미 정권이 발족된 지난해 4월말 이후 처음이다.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은 이날 명단을 발표하면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북·일국교정상화 교섭 등 외교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는데 개각의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개각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야나기사와 하쿠오 금융상의 퇴진과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의 금융상 겸직이다. 일본 경제의 최대 골칫거리인 불량채권의 처리방향을 가늠케 해주기 때문이다. 게이오대 교수 출신인 다케나카 신임 금융상은 불량채권 처리 방안으로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은행자본 확충을 강력히 주장해 왔다. 회생 가능성 없는 기업에 빌려준 돈에 연연해하지 말고 공적자금을 쏟아 부어 새살이 돋도록 하자는 게 그의 지론이다. 때문에 공적자금 투입에 반대해온 야나기사와 전 금융상과 번번이 마찰을 빚어 왔다. 다케나카 신임 금융상은 또 통화정책에서 금융완화를 적극 지지해 왔다는 점에서 시오카와 마사주로 재무상과 호흡이 잘 맞는 편이다. 그는 금융상 임명이 확정된 후 "금융행정에서 지금까지 성과도 있었지만 고칠 것은 고치겠다"며 불량채권 처리에 가속도가 붙을 것임을 시사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