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없는 證市' 어디까지 추락할까] 버팀목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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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LG전자 삼성증권 SK케미칼….
우량주중 우량주인 이들 종목의 주가는 30일 올들어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거래소에서만 1백80개가 넘는 종목이 연중 최저가로 밀렸다.
믿었던 삼성전자 주가도 3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제방 곳곳에 구멍이 뚫리면서 종합주가지수는 연일 연중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사상최저기록(46.02)을 위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상황을 '날개가 없다'고 표현하고 있다.
시장을 받쳐줄 호재가 어디에도 보이질 않는다는 뜻이다.
650선이 힘없이 무너지면서 지지선은 600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이마저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미래에셋 이종우 운용전략실장은 "한국내 변수보다는 해외 변수에 휘둘리는 장세가 지속되면서 지지선 설정 등이 사실상 무의미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어디까지 떨어질까
전문가들은 일단 600~630을 단기적인 박스권 하단으로 설정하고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기술적 지지선은 9.11테러 직전의 박스권 상단이었던 630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분석팀장은 "차트상으로 보면 630이 지지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선임연구원은 "미국기업의 실적전망치가 이번주까지 계속 발표된다는 점에서 630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나 620 밑으로 떨어진다면 과매도권으로 진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가능성등 해외돌발변수의 영향력이 워낙 크다는 점에서 지수 방어선을 설정한다는게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미래에셋 이 실장은 "천수답증시의 한 단면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며 "해외변수에 휘둘리며 지수가 떨어지는 사이에 국내 악재도 부각되고 있어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
해외변수는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가능성 △미국기업의 실적악화 전망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금리인상 논쟁 등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이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외 악재로 지수가 떨어지는 사이에 시장은 에너지만 소모하고 있다.
지수 700 이상에서 굳건히 버티던 기관들이 대규모 손절매(loss cut) 물량을 내놓고 있다는게 이를 반증한다.
이 여파로 삼성전자 주가는 20만원대로 떨어졌다.
거래대금도 급속하게 줄고 있다.
30일 거래소시장의 거래대금은 1조5천억원이다.
올들어 가장 작은 규모다.
결국 700 위에선 외국인이 매도하던 물량을 기관과 개인이 받아냈지만 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기관까지 매도공세에 합류해 지수를 추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코스닥시장은 침체를 넘어 황폐화되다시피 했다.
자사주물량을 사들이는 기업들이 가장 큰 손이 된지 오래다.
코스닥등록 기업들이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린게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살 때인가 팔 때인가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매매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원증권 김세중 책임연구원은 "지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매도꼭지'에 걸릴 수 있다"며 "공포심 때문에 손절매를 하기 보다는 냉정하게 가격대를 설정해 놓고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