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종합] 보합권 착지, "추가 상승 vs 반락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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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일중 1,230원을 경계로 시소양상을 펼친 끝에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지난 금요일의 하락 조정이 이날 개장초 이어졌으나 달러공급 부족 현상으로 장중 3개월 최고수준인 1,233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 막판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처분하는 거래가 이어지며 오름폭을 반납했다.
달러/엔 환율의 하락과 국내 수급상 수요우위간의 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달러/원의 상승세는 대체로 유지됐었다.
동남아 통화권의 약세를 반영한 역외 매수세가 꾸준했고 분기말 결제수요 등이 부각, 환율의 하방경직성이 확보되는 모습이었다. 일부 달러매도초과(숏)상태의 은행권도 손절매수에 나서 환율 상승에 가세하기도 했다.
월말을 맞아 1,230원대에서 업체 네고물량이 공급됐으며 수급은 한쪽으로 크게 기울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지션 파악이 쉽지 않았으며 시장 참가자들은 엔/원 레벨을 보면서 거래에 나서는 모습을 나타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엔의 추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수급상황 파악이 쉽지 않아 거래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추가 상승과 조정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만한 레벨.
30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 금요일보다 0.10원 내린 1,227.80원에 마감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지난 6월 18일 장중 1,235.50원까지 올라선 이후 최고수준인 1,233.00원, 저점은 개장가인 1,225.50원을 기록했다. 환율 하루 변동폭은 7.50원을 가리켰다.
◆ 추가 상승과 조정의 간극 = 환율이 100여일만에 1,230원대를 경험했다. 달러/엔 환율이 추가 상승을 멈추고 반락하는 모양새를 나타냈으나 달러 수요가 꾸준하게 유입돼 달러/원의 하방경직성도 다져지는 모습이다.
역내외 모두 엔/원 레벨을 감안한 거래가 점차 활기를 보이고 있다. 엔/원 롱포지션을 꾸준히 구축하다가 1,010원대에서는 이를 덜어냈으며 달러/엔과의 연관성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 전체 수급상 네고물량과 결제수요가 맞닥뜨리며 달러가 모자라지는 않은 것 같다"며 "레벨을 올린 것은 역외매수쪽이며 낮춘 것은 일부 은행의 달러되팔기(롱스탑)이 강하게 나온 탓"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중 포지션 파악이 좀처럼 쉽지 않고 달러/엔 내릴 때는 매수, 달러/엔 오를 때는 매도 타이밍을 잡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며 "달러/엔이 큰 추세없이 박스권에 있음을 감안, 내일 달러/원은 강보합을 유지하면서 1,225∼1,233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역외매수로 달러매수(롱)에 계속 나서다가 단기 급등에 따른 1,232원선의 업체 매도로 롱포지션 처분이 일어났다"며 "역내외 할 것 없이 엔/원 레벨에 따른 거래가 상당부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그동안 많이 올라 1,230원대는 조정을 받을만한 레벨이며 추가 모멘텀이 없다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엔이 크게 오르지 않는 것을 전제한다면 내일은 1,223∼1,23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 엔/원 일중 1,010원대 급등 = 엔/원 환율이 엔화 강세에 역행하는 원화 약세로 일중 100엔당 1,010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달러/엔 환율의 하락에 달러/원이 둔감한 반응을 보임에 따른 것.
엔/원은 한때 100엔당 1,013원선까지 올라섰다가 반락, 오후 4시 54분 현재 1,007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역외세력을 중심으로 엔/원 숏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한 달러매수-원화 매도세가 유입된 영향이 있었으며 오후장 후반에는 어느정도 구축한 엔/원 롱포지션을 정리하는 과정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122.50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121엔대로 급락했다.
도쿄 개장초 추가 상승했던 달러/엔은 반기결산을 앞둔 업체들 매물에 밀리고 투기세력의 공격적인 손절매도로 121엔대로 내려섰다. 오후장 일본의 새 내각 발표이후 낙폭을 확대한 달러/엔은 121.05엔까지 밀린 뒤 저가매수세로 반등, 같은 시각 121.81엔을 기록중이다.
금융권 공적자금 투입에 반대했던 일본 야나기사와 하쿠오 금융청 장관이 새 내각 에서 제외되며 엔화 강세가 힘을 받았다. 금융상은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이 겸임하게 됐다. 향후 일본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여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음을 보여줬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125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29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두 시장을 합쳐 사흘만에 주식 순매도로 돌아섰으나 규모가 크지 않아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1,220원대 중반으로 반락했음을 반영,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2.40원 낮은 1,225.50원에 한 주를 열었다.
개장이후 역외매수 등으로 환율은 상승 반전, 오전 10시 29분경 3개월 최고수준인 1,233원까지 올라섰다. 한동안 1,231∼1,232원을 오가던 환율은 달러/엔 급락으로 레벨을 낮춰 11시 53분경 1,228.30원까지 흘러내린 뒤 1,228.7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높은 1,228.9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1시 37분경 1,228.30원까지 밀린 뒤 역외매수 등으로 2시 1분경 1,230.00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엔 강세 진전으로 환율은 오후 2시 17분경 1,228.00원까지 하락한 뒤 재차 반등, 한동안 1,229원선을 맴돌다가 달러/엔 반등으로 3시 46분경 1,231.50원까지 되올랐다. 그러나 추가 상승이 막힌 환율은 달러되팔기(롱스탑)으로 4시 29분경 1,227.80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1억2,55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1억1,800만달러를 기록, 두 회사를 합쳐 지난 7월 31일이후 처음으로 30억달러를 넘어섰다. 스왑은 각각 3억9,340만달러, 3억5,500만달러가 거래됐다. 10월 1일 기준환율은 1,229.4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