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大生 인수 '대도약'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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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또 다른 50년, 1백년에 도전하는 영생의 원년이 될 것입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올해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1952년생인 그는 올해로 만50세가 됐다.
한화그룹도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인생에 있어서나 기업에 있어서나 '50'이라는 숫자는 새로운 획을 긋기 마련이다.
김 회장은 지난달 대한생명을 인수함으로써 창업 반세기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지속적 계열사 매각으로 재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한화는 대생을 인수하면서 총자산 37조5천억원으로 일약 5대그룹의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화약 화학 기계 등 전통 제조업 중심의 그룹 사업구조를 금융 유통.레저 등 미래사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제2의 창업'이 대생 인수를 통해 가시화됐다.
김 회장은 "예전부터 외국업체와 합작으로 생명보험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며 대생 인수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 1999년 6월 금융감독위원회를 직접 방문해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는 파격적 행동으로 대생 인수의지를 널리 알렸다.
3년여 정부와 협상을 벌이면서 결국 뚝심으로 대생을 거머쥐었다.
한화 관계자는 "3년 전에 제안서를 낼 때만 해도 정말 인수하리라고는 감히 생각하기 어려웠다"며 "김 회장의 집념에 놀랐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일찌감치 그룹의 방향을 금융 유통.레저로 잡았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소득이 늘어날수록 여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레저산업이 각광을 받는다는 것이다.
한화는 국내 그룹 가운데는 유일하게 콘도 골프장 놀이시설 등을 망라하는 종합레저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에 수족관 아이맥스 영화관 등을 갖춘 63빌딩마저 손에 넣음에 따라 레저사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 회장은 "한화의 역사는 조국 근대화를 위해 투신해온 집념의 세월이자 땀과 눈물로 쌓아올린 영욕의 반세기였습니다. 때로는 풍전등화의 위기도 있었으나 한화가족이 똘똘 뭉쳐 시련과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했지요. 이제 우리는 새로운 길을 가야만 합니다"라며 말에 힘을 주었다.
그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난 임직원들에게 항상 미안하단다.
한화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는 것만이 그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금융산업을 그룹의 성장축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생 인수라는 1차적 꿈이 이뤄진 만큼 꿈을 더 키울 생각이다.
대생을 투신 증권 등 기존 계열사와 묶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겠단다.
장기적으론 투자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유통.레저 사업군은 분야별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것입니다. 화학 등 기존의 제조 사업군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토록 사업을 재편하고 핵심역량을 강화할 것이고요"라고 덧붙였다.
한화는 올해 대생을 제외하고 기존 부문에서 매출 8조3천억원과 4천억원의 경상이익을 계획하고 있다.
모든 계열사의 흑자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는 매출액과 수익성에서 올해보다 2배이상의 성과를 올릴 계획이다.
김 회장의 경영 화두 가운데 하나는 상시구조조정체제 정착이다.
그는 "바깥세계의 변화보다 빠르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입각해 비핵심사업은 계속 정리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애벌레가 그 모습을 고집하는 한 나비가 될 수 없듯이 기업도 계속 혁신하지 않으면 결코 국제적 경쟁력을 가진 초일류기업이 될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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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력 ]
<> 1952년 충남 천안생
<> 미국 멘로대 경영학과, 드폴대 대학원 국제정치학과 졸업
<> 77년 태평양건설 해외수주담당 이사
<> 80년 한국화약그룹(현 한화그룹) 관리본부장
<> 81년 한화그룹 회장
<> 84년 주한 그리스 명예총영사
<> 85년 (주)한화이글스 구단주
<> 86년 아세아경기단체총연맹 회장
<> 95년 한국품질환경인증협회장
<> 97년 성공회대 이사장
<> 2001년 한미교류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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