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말뚝' 주재원] 두바이 근무 두산重 김영철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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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째 중동지역에서 해외 주재원 생활을 하고 있는 두산중공업 두바이 지사 김영철 상무에겐 휴일이 없다.
중동에선 토요일과 일요일이 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현지인들과 일을 하려면 주말에도 근무를 해야 한다.
그렇다고 현지 휴일인 목,금요일에 마음놓고 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서울 본사가 쉬는 날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일주일 풀 근무'를 하는 셈이다.
건설업의 특성상 프로젝트 한 건을 따내기 위해 밤 새워 근무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김 상무는 "영업 활동의 결과가 단시간 내에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길게는 3년, 짧아도 1년 가까이 공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다"며 "현지의 노동법 세법까지 꿰뚫기 위해서 끊임없이 공부한다"고 말한다.
분쟁이 잦은 중동에 있다보니 신변의 위협을 느낄 때도 종종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5월엔 에리뜨리아와 에티오피아간 전쟁으로 생사를 넘나들어야만 했다.
에리뜨리아 발전소 건설 공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에티오피아 전투기들이 현장을 공습한 것.
김 상무는 "다행히 일요일이라 직원들이 평소보다 조금 늦게 출근한 덕분에 간발의 차로 화를 면했지만 그 순간만 생각하면 눈앞이 아득하다"고 당시를 떠올린다.
"아이들이 현지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할 때면 당장이라도 보따리를 싸고 싶어진다"는 김 상무.
그래도 현지에서의 사업이 착착 진행될 때면 그동안의 마음 고생은 어느새 날아가 버린다.
이것이 그가 오늘도 사막의 모래바람과 폭염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유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