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VIEW] 양다리 걸치는 '전략적 유연성' 필요..마이클 레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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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규모가 큰 기업에서 한쪽 가능성만을 믿고 베팅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입니다.
'전략적 유연성'이 있으면 미래를 손아귀에 넣을 수 있지요."
마이클 레이노 박사(딜로이트컨설팅 리서치 국장)는 "전략적 유연성" 개념을 소개하기 위해 올해부터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고 있다.
이 개념은 기존의 "시나리오 플래닝"에 "옵션"을 더한 것으로 그가 하버드대와 4년간의 공동연구 끝에 개발했다.
"전략과 유연성은 사실 모순돼 보입니다.하나의 전략을 선택하면 다른 대안들은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지요.핵심요소에 집중하되 부수요소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으로 남기는 것이 전략적 유연성의 기본틀입니다."
그는 미국 시스코사가 지난 90년대 실시한 방법을 성공적인 예로 들었다.
시스코는 당시 경기침체로 구조조정을 해야 했다.
그러나 경기가 좋아질 경우에도 대비해야 했다.
그래서 30%의 인원을 줄이는 대신 그중 핵심 80명에 대해선 3분의1 만큼의 급여만 주며 비영리단체에서 근무케 했다.
사원교육에도 참여토록 했다.
1년뒤 경기가 좋아졌을 때 이들을 최우선적으로 채용하는 방식을 취했다.
인원은 감축하되 재고용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시스코는 신규채용이나 재교육 비용없이 경쟁사들을 압도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2~3가지 가능한 미래를 동시에 선택하는 것이어서 전략적 초점도 없고 중복투자 우려도 있는 것 같다.
레이노 박사는 "두 갈래 길이 있으면 하나만 택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전략이었다"며 "어떤 길이 바른 길인지 확실해 질 때까지 양다리를 걸치는 것이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미래 공략법"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기업들이 실제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잘못된 방법일까봐 자신없어 하고 있을 뿐이란다.
그는 "과감하게 실행하는 것(commitment)의 이득과 유연성의 가치를 동시에 보장하는 방법인 전략적 유연성 개념이 전략론의 새 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레이노 박사는 하버드대를 나와 웨스턴온타리오대학 MBA를 거쳐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