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Week 본사 독점전재 ] 미시간주립대학교 비즈니스스쿨(MBA 과정)은 설립 이래 처음으로 입학전 학생들에게 과제를 부과했다. 제목은 '자신이 윤리적 딜레마에 빠졌던 상황에 대한 사례연구'였다. 대상 학생 4백48명 중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자신의 경험을 분석한 에세이를 제출했다. 오리엔테이션을 담당한 노엘 M 티시 교수는 "MBA 과정이 시작되는 첫날부터 윤리 교육을 시키기 위해 이같은 숙제를 냈다"고 설명했다. 미국 비즈니스스쿨에서 윤리교육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기업 관련 스캔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MBA 출신들을 위한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2년전까지만 해도 비즈니스스쿨에 다니는 학생들은 졸업후 연봉을 얼마나 더 받을지,어떤 사업 아이디어로 '대박'을 터뜨릴지 등에 대해서만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는 '기업윤리'와 '사회에 대한 책임' 등의 이슈도 중요한 학습주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윤리 수업에 결석하는 학생은 크게 줄어든 대신 기업윤리 관련 법률 등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강의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패트릭 하커 학장은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fundamentals)는 사회적 분위기가 학생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풀이했다.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1년차인 쉘리 에드런드는 "윤리 교육으로 무장한 MBA 출신들이 계속해서 배출된다면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도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리 교육이 강조되다보니 MBA 스쿨에서는 새로운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은 단순히 경영학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학과 관련 있는 법학·공공정책·교육학 등에서도 학위를 취득하려 한다는 것이다. 와튼스쿨의 토머스 도널드슨 기업윤리 담당 교수는 "윤리적 딜레마에 빠졌을 때 법학 등을 배운 학생들은 쉽게 해답을 찾는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스쿨에서는 교과과정 개편이 한창 진행 중이다. 미시간주립대가 회계학 과목에 기업 회계부정을 추적해 내는 방법을 포함시킨 게 그 예다. 시대 조류를 반영하듯 기업도 MBA출신들을 채용할 때 '신뢰성'이라는 항목을 중시하고 있다. 이른바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 문제에 주로 맞닥뜨리는 투자은행들은 직원 채용시 심리테스트까지 실시한다. 액센츄어의 파트너인 워렌 와킨스는 "MBA를 뽑을 때 비즈니스스쿨이 윤리 교육을 시켰는지가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됐다고 밝혔다. MIT 슬로안스쿨의 리처즈 슈마렌시 학장은 "기업의 요구에 맞추다보니 비즈니스스쿨에서 가르쳐야 할 내용이 너무 많아졌다"면서도 "그러나 유능하면서 사회적 책임감도 있는 인재를 공급하려면 비즈니스스쿨도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스쿨은 분명 전환기를 맞고 있다. 각종 부정사건으로 추락한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할 주체로서 MBA들에 대한 기대는 크다. 비즈니스스쿨은 과거 어느 때보다 커다란 임무를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정리=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 ◇이 글은 비즈니스위크 최근호(9월17일자)에 실린 'For MBAs,Soul-Searching 101'이란 기사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