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당국이 금리인상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국내 경기만을 놓고 보면 금리를 올려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을 해소해야 하지만 세계경기가 불투명해져 섣불리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는 자산가격 하락으로 인한 물가하락(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국만 '인플레이션 해소를 위한 금리인상'을 추진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디플레이션'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는 주가 폭락에서 비롯됐다. '주식가격 하락→부동산 등 전반적인 자산가격 하락→민간소비와 기업투자 위축→수요 감소→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국내 경제는 주가 하락이 거꾸로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주가 하락→부동산 가격 급등→자산가격 상승→민간소비 증가→물가 상승'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은행이 최근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시중자금이 부동산쪽으로 몰려 물가불안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리인상으로도 물가를 잡지 못하면 기업의 투자수요만 위축시킬 수 있다. 이 경우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함께 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