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국내증시는 이르면 올 4분기중 반등세로 전환될 것이란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650선 근처를 분할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오는가 하면 "주식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수단으로 보유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의 권유도 이어지고 있다. ◆펀드매니저 88%,'한국증시 저평가'=삼성증권이 지난 9월9일부터 24일까지 국내 주요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한 '펀드매니저 서베이(Survey)'에 따르면 국내 펀드매니저들의 절반이상(53%)은 올 4분기중 국내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등시점이 대통령선거 이후라고 답한 사람들은 27%에 달했다.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중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과반수의 국내 펀드매니저들이 올 4분기 증시 반등을 예상하는 이유는 현 주가 수준이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결과라고 삼성증권은 설명했다. 내년 기업실적을 고려할 때 현 주가 수준이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는 펀드매니저들은 88%에 달했다. 특히 거래소시장이 저평가돼 있다는 의견이 전체의 92%를 차지했다. 코스닥시장도 58%의 펀드매니저들은 현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적인 펀드 운용이 필요하다'는 견해는 크게 늘어나 최근 약세장의 분위기를 반영했다. 미국 등 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향후 주식편입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답변은 37%로 지난 7월 조사 때의 60%보다 크게 감소했다. 반면 '현상 유지' 의견은 39%에서 60%로 늘어났다. ◆솔솔 부는 '주식매수 의견'=펀드매니저들의 '주가 저평가' 견해와 함께 "지금은 주식을 살 때"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잇따르고 있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윤두영 이사는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 불확실성은 지속되겠지만 증시 여건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을 전망"이라며 "650선 이하에선 분할매수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다우존스지수가 최악의 경우 7,100∼7,200선에서 바닥을 만들며 국내 증시 또한 600선까지 되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윤 이사는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저점이 진바닥을 형성한 뒤 전쟁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순간 850선까지 단기적인 랠리를 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 박만순 이사는 "부정적인 관점에 치우친 투자심리는 곧 균형을 찾을 것"이라며 "지금은 주식투자 비중을 높일 때"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가격과 채권값은 정점수준에 도달한 반면 주식값은 저평가된 상태라는 것. 그는 "현재 미국 경제는 장기불황의 시작이 아니라 디지털시대가 본격화되는 과도기적 국면으로 경기 흐름상 정상적인 조정 국면"이라며 "위험요인을 감안해도 주식은 채권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