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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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늬들이 바닥을 알어?’
최근 전세계 증시가 연일 저점을 경신하며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한 증권사 데일리에서 요즘 유행하는 광고카피를 패러디해 넣은 말이다.
뉴욕증시 하락, 경기회복 지연, 이라크 긴장 고조 등 통제 불가능한 해외악재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보수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별다른 지지선조차 설정하지 못한 채 맥없이 무너져 내리던 증시가 해외악재를 정면 돌파하고 반등에 성공했다.
시장에는 증시가 기술적 반등이더라도 급락세를 멈춘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해외악재가 어느 정도 반영된 이후 저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종합지수 630선의 지지력을 확인하고 저가 매수 시점을 저울질할 시점이다. 다만 해외변수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해 낙폭과대주 위주의 제한적인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
◆ 바닥에 대한 컨센서스 = 증시가 연중 저점 경신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일단 멈춤’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뉴욕증시를 비롯, 전세계 주요 증시가 대부분 동반 약세를 이은 가운데 국내증시가 상승한 설득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가격 논리가 수급개선 기대감과 맞물려 해외악재를 흡수했지만 독자성에 기반을 둔 차별화를 논할 만큼 투자심리와 수급이 뚜렷하게 개선된 것은 아니다. 기술적 반등으로 평가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급락 우려가 완화되고 있어 시장 대응에 숨통을 틔우고 있다. 해외악재를 뚫고 지켜낸 종합지수 630선 지지에 대한 기대감이 강화되고 있는 것.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종합지수 630선 부근에서 꾸준히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지선으로 설정될 신뢰도가 높아졌다”며 “630선이 며칠간 지켜질 경우 박스권이나 바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먼저 현 지수대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 등 노출된 해외악재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달 뉴욕증시 다우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12.37%, 10.86% 하락한 데 비해 종합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2.21%, 20.97% 떨어졌다.
국내증시가 뉴욕증시보다 더 빠진 셈이다. 견조한 수출회복세 등 상대적으로 양호한 펀더멘털 수준을 감안할 때 수급과 심리에 따른 영향이 과도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펀더멘털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가격조정이 충분히 이뤄졌다는 판단이다.
기술적으로는 각종 지표가 과매도 신호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종합지수 630선이 지난해 박스권 상단부로 강력한 저항선 역할을 담당해 온 터라 지지선으로도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우증권 황준현 선임연구원은 “수급과 심리악화로 펀더멘털이 먹혀들지 않는 장세”라면서도 “절대저평가 종목이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단기 낙폭이 과대한 실적주를 중심으로 분할 매수를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한 번의 충격으로 무너질 수 있는 사정권에 들어 있는 종합지수 630선은 그러나 아직 바닥권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해외악재가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경고가 잇따르고 있어 전세계 증시의 동반 급락세가 언제 멎을지 알 수 없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수급 개선 기대감으로 악화된 해외변수를 딛고 반등했지만 해외증시의 안정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승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점을 감안할 때 보수적인 대응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화요일 미국에서는 9월 공급관리기구(ISM) 제조업지수가 발표된다. 최근 나온 소비나 주택과 관련된 경제지표가 엇갈린 방향을 드러낸 상황에서 침체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역할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내구재주문이 최근 호조세를 보인 점 등을 들어 9월 ISM지수가 52.0으로 전달보다 다소 개선됐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9월 시카고 구매관리자 협회(PMI)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터여서 부담이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