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이 5조원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올 3·4분기까지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연간 증가액을 넘어섰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5조2천억원이나 늘어났다. 전달인 8월 증가액(4조8천억원)보다 10% 가까이 커진 숫자다. 제일은행과 신한은행의 9월 한달간 가계대출 증가액은 각각 2천2백84억원과 4천7백44억원으로 8월 증가분에 비해 1백% 이상 폭증했다. 한미은행과 조흥은행의 9월중 증가액도 전달에 비해 각각 46.6%,34.1%의 높은 신장률을 나타냈다.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10개 시중은행 중에선 국민은행만이 유일하게 전달에 비해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들어 9월말까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2백1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작년말에 비해 50조원이나 늘어난 액수다. 이는 작년 한햇동안 증가액(44조8천억원)을 웃도는 숫자다. 한은 관계자는 "결혼시즌에다 부동산 거래 잔금을 지급하기 위한 대출 수요가 겹쳐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처럼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음에 따라 추가 가계대출 억제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