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복싱이 예선전부터 서로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지난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노 골드'의 수모를 겪었던 한국 복싱은 2일 실시한 대진 추첨 결과 플라이급 김태규(충남체육회)가 5일 벌어지는 1회전에서 북한의 김원국과 첫 맞대결을 벌인다. 페더급 이성원(충남체육회)도 6일 북한 복싱의 기대주 김성국과 1회전에서 격돌할 예정이다. 99년 아시아선수권 챔피언인 김태규는 전형적인 인파이터로 한국 복싱에 첫 금메달을 안겨줄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에 맞서는 북한의 김원국 또한 기본기가 좋고 펀치력이 강해 만만치 않은 상대로 평가되고 있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반면 올해로 만 10년째 복싱 글러브를 끼고 있는 이성원은 지난 6월 아시아선수권 4강까지 진출한 김성국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로 평가되고 있다. 이성원은 아시아선수권 예선에서 김성국에게 판정패했다. 한편 한국에 두번째 금메달을 안겨줄 후보로 꼽히는 김기석(서울시청)은 라이트플라이급 결승에서 시드니올림픽 동메달리스트로 북한 복싱의 금메달 기대주 김은철과 한 판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김기석은 초반 캄보디아 등의 약체 선수들과 맞붙는 등 대진운이 좋아 이변이 없는 한 결승 진출이 확실시되고,김은철도 기량이 뛰어나 결승 진출이 무난해 보여 이들 경기는 남북 복싱 맞대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들급에서는 문영생(한체대)과 북한의 재일교포 선수 최일용이 예선과 준결승 등을 통과하면 결승에서 맞붙게 되고 밴텀급의 김원일(이상 한체대)은 4강에서 북한의 아웃복서 최평철과 결승 진출을 다툴 가능성이 높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