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저녁(현지시간) 시작된 미국 서부지역 항만 폐쇄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미 경제에 하루 10억달러씩의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이번 항만폐쇄는 자동화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서부항만노조(ILWU) 소속 1만5백명의 노동자들이 지난 5월부터 장기 태업을 벌인데 대해 항만운영자 및 국제통운회사들의 연합체인 PMA가 직장폐쇄라는 강수로 대응함으로써 촉발됐다. PMA측은 노조가 태업을 벌일 경우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계약에 서명할 것을 지난 7월1일부터 요구해 왔으나 노조가 거부했다. 이로써 시애틀에서 샌디에이고에 이르는 미 서부지역 29개 항만이 전면 폐쇄됐다. 서부항만을 통해 수출입되는 물량은 전자제품 신발 자동차 등 연간 3천억달러에 달해 미국 전체 해상수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하루 평균 10억달러의 손실이 예상되지만 폐쇄기간이 길어질수록 손실액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컨설팅 회사인 마틴 어소시에이츠는 10일간 폐쇄되면 그 피해는 1백9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는 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중재 협상을 시도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노조는 PMA측이 무장경호원 2명을 데리고 나타나 자신들을 위협했다고 비난하면서 협상테이블을 떠났다. 양측은 2일(한국시간 3일 새벽) 다시 만나기로 했으나,타결여부는 불투명하다. 폐쇄가 장기화되면서 PMA측과 노조가 타협하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는 공권력을 동원할 수 있는 태프트 하틀리법을 발동할 수 있다. 이 법이 발동되면 직권조정으로 양측이 80일간의 냉각기를 갖게 되며 그래도 합의하지 않을 경우 공권력을 동원,물리적으로 해결하게 된다. 국가안전과 국민건강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우려가 있을 때 이 법을 발동할 수 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