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온천욕) 마니아라면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한층 각별한 애정을 품었을 터다. 주무대가 다름아닌 온천이기 때문. 날이 저물면 온갖 괴물신들이 찾아와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는 곳. 그 안으로 들어가보자. 눈앞을 가리는 자욱한 수증기.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후끈 열기가 끼친다. 천천히 물속으로 몸을 담그면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기로 휘감긴다. 눈을 감고 한참 즐기다보면 졸라맨 허리띠를 푼듯 세포 하나하나가 편안해지는 느낌이 든다. 만화 속의 온천장 풍경은 스파의 즐거움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스파"는 원래 온천으로 유명한 벨기에 한 도시의 이름. 스파 온천이 유명해지면서 온천의 대명사가 됐다. 최근에는 의미가 넓어져 온천욕 뿐만 아니라 마사지와 아로마테라피(향기치료)를 망라하는 스트레스 관리요법을 일컫기도 한다. 스트레스와 피로를 없애주는 스파가 국내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특급 호텔이나 스킨케어 업체가 최고급 스파센터를 잇따라 열고 있다. 집에서도 온천욕을 한 듯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화장품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초화장품에서부터 바디용까지 다양한 제품이 스파 효과를 내세우며 피로에 지친 현대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에스티로더는 "프라이빗 스파 바디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바디 제품군을 선보였다. 각질을 제거해 몸을 부드럽고 윤기있게 만드는 스크럽,부드러운 거품이 이는 바디젤,실크 같은 느낌의 바디로션,팔꿈치나 발꿈치 등 건조한 피부 전용 에센스,손발을 부드럽게 가꿔주는 트리트먼트,머리카락을 건강하게 해주는 헤어 트리트먼트 등 6개 제품으로 구성됐다. 상쾌하고 신선한 향이 아로마테라피 효과도 준다고. "~H2O+"도 해양 성분으로 이뤄진 "SPA라인"을 출시했다. 각질제거 보습 회복 보호 등 4단계 라인에 바디클렌저,바디로션,헤어제품,손.발관리제품,특수영양제품을 갖추고 있다. 바디 클렌저의 경우 깊숙한 곳의 노폐물을 제거하거나,시원한 느낌을 주거나,거품을 즐기거나,각질을 제거하는 등 다양한 효과의 제품을 골라쓸 수 있다. 피에르가르뎅의 기초제품인 "릴랙스 SP△"는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스위스 이베르동 레 벵 스파워터를 주성분으로 만든 화장품. 토너,에멀젼,아침.밤 전용 영양크림,아이크림,에센스 등이 있다. 비오템도 온천수 성분이 들어있다는 기초 라인을 두고 있다. 클렌징류에서도 스파가 화두로 부상했다. 유니레버코리아 폰즈는 온천수와 솔싹 성분이 함유된 "폰즈 클리어훼이스 스파"를 선보였다. 온천수 성분이 혈액순환을 도와 모공을 부드럽게 열어줌으로써 모공 깊숙한 곳에 남아있는 노폐물까지 깨끗이 없애준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피부 타입,화장 정도,원하는 사용감에 따라 클렌징 크림,클렌징 폼,스크럽,립.아이 메이크업 리무버,클렌징 오일 등 7가지 제품을 골라 쓸 수 있다. 폰즈 홍보팀의 김희정 대리는 "욕조 목욕이나 온천욕에 친숙한 한국에서 "스파"는 매력적인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