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lee@yess.co.kr 문득 6∼7년 전 생각이 난다. 모 기업에 근무할 때인데,그 당시 임원 및 팀장에게는 회사에서 휴대폰이 한 대씩 지급되었다. 젊은이들이 말하는 소위 '무기' 수준으로 요즈음 휴대폰의 2∼3배 수준의 크기와 4∼5배 정도 무거운 국내 제품이었다. 휴대폰을 지급받고 1년 동안 걸려온 전화중 급한 전화는 몇 통화 안 되는 것으로 기억된다. 그렇다고 휴대전화로 급하게 전화할 때도 별로 없고 해서 거의 무용지물일 뿐만 아니라 가지고 다니기가 번거롭기만 했었다. 또한 그때는 인터넷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은 사내에서 거의 전문가로 통할 정도였던 기억이 난다. '제3의 물결'에서 앨빈 토플러는 사회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은 통신기술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듯이 통신기술의 발전은 끝없이 계속되고 있고 이에 따라 사회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정보통신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1년 말 휴대전화 가입자수는 3천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15세에서 64세 인구의 80% 이상이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변화가 우리의 행복지수를 높여주는 방향으로 가는 것일까. 어쩌다 아침에 휴대전화를 집에 놓고 출근하게 되면 하루종일 찜찜하고,출장이라도 가게 되어 e메일을 며칠간 확인을 못하게 되는 경우에는 불안해지고,매일같이 오는 각종 스팸메일의 수신거부 버튼을 누르느라고 짜증내고 자동차 운전중 메시지 도착 신호에 확인해 보면 광고 문구가 떠 열 받는 통신 증후군에 우리는 시달리고 있다. 기술의 발전에 의해 우리는 좀더 편해지고 자유로워지는 것 같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구속되고 속박되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며 법정스님의 다음과 같은 말씀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