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자에 수익보장제 첫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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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작투자에 수익보장제가 국내 처음으로 도입된다.
투자배급사 길벗영화사의 김길남 대표는 3일 "중견 감독 박광수씨의 신작 영화 '방아쇠'에 자금을 지원한 투자자들에 대해 일정 규모의 수익을 보장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아쇠'의 공동제작과 투자 배급을 맡은 길벗영화사는 순제작비 23억원 중 초기투자 40%에 대해서는 원금에 연이율 10%의 수익을 보장하고 나머지 60%에 대해서는 원금만 보장해 주기로 했다.
지금까지 이 영화에는 영화진흥위원회 지원금 2억원과 개인투자자 자금 6억원이 모금됐으며 추가 자금을 모집중이다.
길벗영화사는 자체 배급영화들에서 얻는 수익으로 투자금을 보전한다는 계획이다.
길벗은 오는 11일 개봉하는 한국영화 '남자,태어나다'를 배급하는 것을 비롯 '시네마천국'의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신작 '피아니스트의 전설',다큐멘터리 '칼라스 포에버',멜로 '레지스탕스' 등을 잇따라 배급한다.
길벗영화사가 이처럼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이유는 최근 한국영화의 흥행실적이 저조하면서 창투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이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또 연출자 박광수 감독이 '칠수와 만수''그들도 우리처럼' 등에서 호평을 얻었지만 전작 '이재수의 난'에서 흥행 실패한 것도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
주진모 정애연 지진희 등이 출연하는 '방아쇠'는 비무장 지대를 배경으로 병사와 처녀 귀신의 사랑을 그린 팬터지 멜로.길벗과 기획시대가 공동 제작을 맡아 이달말께 촬영에 들어가 내년 4월 개봉할 예정이다.
울산시 울주군 사자평에 세워지는 촬영세트는 울주군청으로부터 1억5천만원을 지원받아 90% 정도 완공된 상태다.
김 대표는 "자신감만 갖고 투자자를 설득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투자자와 영화인이 같은 눈높이에서 만나도록 수익보장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지난 92년 단성사에 입사한 김 대표는 지난해 투자배급사 코리아픽쳐스의 배급팀장으로 '친구''조폭마누라'의 배급에 수훈을 세웠으며 지난 1월 길벗영화사를 창립해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등을 배급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