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좌 추적 신기법으로 마약조직 소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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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속칭 '망원'(정보원)에게 의존하는 수사 방식에서 벗어나 첨단 수사기법(?)을 개발,사상 최대 규모의 중국산 히로뽕 밀수·밀매 조직을 적발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번 수사에서 검찰은 금융감독원 직원을 초빙,마약수사 요원을 상대로 장기간 자금추적 기법을 훈련시키는 등 마약조직과 맞서 싸울 '신무기'를 담금질했다.
검찰은 마약 공급책 및 판매책의 자금추적을 통해 출처 불명의 자금을 끈질기게 추적,밀거래에 연루된 다른 마약조직을 하나씩 적발해내면서 중국산 히로뽕 밀매조직을 서서히 허물어갔다.
특히 자금추적은 거미줄처럼 촘촘히 연결된 마약 밀거래시스템 전체의 윤곽을 드러내주는 수사기법으로 심지어 단 몇 건의 자금추적으로 조직 전체를 붕괴시킬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과시했다.
검찰은 올해 2월 히로뽕 공급책 수사 중 발견한 10여건의 실낱 같은 단서로 자금추적에 착수,중국과 국내에 근거지를 두고 암약하면서 총 48㎏의 히로뽕을 거래한 마약조직 10개파 2백24명을 적발하는 전과를 올렸다.
히로뽕 48㎏은 국내에서 거래되는 마약 거래량의 20%에 해당하는 양으로,올해 초까지 1백g에 1천만원선이던 히로뽕 도매가격이 밀매조직의 잇따른 붕괴로 최근 50g에 1천만원으로 폭등한 점을 감안하면 검찰의 성과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전까지 검·경찰 등 수사기관은 마약 밀거래에 실제로 관여한 조직원이나 판매책 등을 정보원으로 포섭,사전에 거래정보를 입수한 뒤 마약이 거래되는 현장을 덮쳐 밀매자를 검거하는 수사기법을 주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흉기로 무장한 마약 조직원들이 검거 때 격렬하게 저항하는 바람에 수사관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일도 빈번히 일어나고 밀거래 첩보를 얻기 위해 정보원에게 사법처리 면제 등 선처를 약속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