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일자)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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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제·사회지표들을 상호비교해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조사자료 '2002 지표로 본 한국'에는 눈여겨 볼 대목이 적지 않다.
교육비부담 세계 1위,아파트임대료 8위는 물론이고 이혼율이 30개 조사대상국중 미국 영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는 사실 등 몇가지 점만 봐도 우리사회의 생활양식과 가치관이 얼마나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같은 사회변화에 대한 문제의식과 경각심을 한층 더 높여야 하며 진지한 검토와 대책마련을 더이상 늦춰서는 안된다고 본다.
이런 종류의 조사가 으레 그렇듯이 중요한건 순위가 아니라 변화의 방향과 그 의미다.
이번 지표분석으로 본 우리네 현주소는 외형상 경제력이 선진국 수준으로 성장했으나,삶의 질이 낮은데다 급격한 사회변화에 직면해 있는 상황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국내총생산(GDP)과 교역규모가 세계 13위를 기록했고 특히 초고속 인터넷이나 이동전화 가입자수 등 정보통신분야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것은 괄목할 만한 발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10위권을 기록한 집세와 사무실 임대료 등 높은 물가,세계 최고수준인 사교육비 부담 등으로 인해 국민들은 경제성장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당장 교육문제만 봐도 그렇다.
가계지출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9%로 2위인 미국의 2.4%,3위인 일본의 2.1%에 비해 두배 이상 높은데도 교육의 질에 대한 불만은 이만저만 큰게 아니다.
이러니 우리의 미국 유학생수가 4위를 기록하고 그 결과 막대한 유학생 송금으로 인해 서비스 수지가 만성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형편이다.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이혼율 증가 역시 출산율 저하,급격한 노령화 등과 마찬가지로 부인할 수 없는 사회현상인 만큼 정부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마땅하다.
수도권과밀 해소나 에너지소비 절약과 같은 해묵은 과제에 대한 다각적인 해법 강구가 시급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점에서 볼때 65세이상 노부모 봉양세대에 국민주택 우선분양권 부여,장기요양 노인의 보호자에 대한 요양비 소득공제 등을 골자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노인 보건복지 종합대책'은 비록 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할만 하다.
우리가 급격한 사회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국제경쟁력 저하,재정적자 누적,국제수지 적자전환 등 중장기적으로 우리경제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