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레슬러 김인섭(29)과 김정섭(27)이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김인섭은 3일 양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아시안게임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에서 키르기즈스탄의 코보노프 다니아르를 3대1로 꺾고 한국 레슬링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또 1백20kg급에 출전한 양영진은 결승에서 카자흐스탄의 게오르기에 4대0으로 져 은메달을 따내는데 그쳤다. 김인섭은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가진 선수로 평가받아왔지만 지난 1월 전면적인 레슬링 체급 개편과 함께 과거에 뛰었던 58kg급이나 63kg급을 웃도는 66kg급에 출전하면서 한때 "금메달은 힘들지 않겠냐"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김인섭은 예선전부터 돌아빠지기와 옆굴리기 등 뛰어난 기술을 구사하며 이같은 우려를 한번에 불식시켰다. 형 김인섭과 함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손꼽혔던 김정섭은 84kg급 결승에서 일본의 마쓰모토 신고에 아깝게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방콕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던 김정섭은 그동안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다 올들어 2002 밀론트로피대회 우승 등 기량이 몰라보게 좋아져 형보다도 더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인정받아왔다. 응원석에서 숨을 죽이며 두 아들을 응원했던 어머니 최위선씨(49)는 "부모가 고생하는 것을 알고 묵묵히 운동에만 전념해 준 아들들이 너무 대견스럽다"며 "함께 금메달을 못땄어도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