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화가 제철을 만났다. 가을을 맞아 '달리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조깅화 마라톤화 등 러닝화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20∼30% 증가한 업체는 적게 늘어난 편에 속한다. 아식스 휠라 액티브 등의 경우 증가율이 1백∼2백%에 달한다. '바퀴 달린 신발'인 인라인스케이트 매출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러닝화나 인라인스케이트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야외에서 운동하기 좋은 가을인 데다 주5일 근무제 확산으로 건강을 위해 달리거나 짬 나는 대로 집 근처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는 소비자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달리기 인구는 2백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90년대 말에 비하면 20배에 달하는 수치다. 달리기 붐의 최대 수혜기업은 아식스.90년대 말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밀려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러닝화를 특화한 결과 현재는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프로선수 지원에 주력해온 코오롱 액티브도 1년 전 러닝.마라톤팀을 신설, '선수용급 아마추어 러닝화'를 내놓았다. 또 2년 내에 러닝 라인을 별도 브랜드로 독립시킬 계획이다. 휠라코리아는 '나를 위한 마라톤이 시작됐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러닝족'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특히 여성 마라토너가 늘고 있는 점을 중시, 패션성을 강조한 제품을 많이 내놓았다. 현재 10개 정도의 아마추어용 러닝화를 팔고 있는 푸마는 내년에 아이템과 스타일을 2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마라톤대회 개최도 검토 중이다. 코오롱 액티브 관계자는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는 시점부터 달리기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며 "일본의 경우 달리기 인구가 2천5백만명을 헤아릴 정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러닝화 시장은 올해는 약 4천억원에 달하고 5년 안에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라인스케이트는 10대 초반에 국한됐던 고객층이 20,30대로 확산되면서 러닝화에 버금가는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 수준이던 성인고객 비중이 최근 40%선으로 껑충 뛰었다. 신세계 이마트의 경우 9월 말까지 전국 48개 매장에서 29만2천켤레의 인라인스케이트를 판매했다. 지난해 1∼9월 매출의 2배가 넘는다. 지난 주말엔 단 하루에 4천3백여켤레를 팔았다. 이마트측은 켤레당 10만∼20만원대인 휠라 K2 로체스 등 수입 브랜드가 전체 인라인스케이트 매출의 40%를 점한다고 밝혔다. 이마트 차찬모 스포츠팀장은 "조깅의 60%에 이르는 운동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라인스케이팅은 스피드와 재미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게 장점"이라며 "가족이나 연인들 사이에서 인라인스케이팅이 '생활체육'으로 뿌리를 내리면서 서울.수도권은 물론 지방 매장에서도 판매량이 부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수.류시훈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