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에서 화학으로". 제일모직은 업종변신에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제일모직은 외환위기전인 지난 1996년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듬해인 97년 대구와 안양공장 부지등 1천8백억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한 게 시발탄이었다. 꾸준히 체질강화에 나서 97년 말 2백94%에 달하던 부채비율을 올 상반기에는 89.7%까지 낮췄다. 패션부문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브랜드를 과감히 정리해 고부가 브랜드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26개에 이르는 패션 브랜드 중 취약한 10여개 브랜드를 정리했다. 이로써 남성복 캐주얼 골프웨어 등에서 갤럭시 빈폴 아스트라 등 국내 최고의 브랜드 파워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제일모직은 듀폰 등 외국사례를 벤치마킹해 화학부문에 있어서도 고기능성 수지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체중을 실었다. 모니터용 난연 플라스틱(ABS)수지는 지난 해말 현재 세계시장점유율 1위(36%)에 올랐고 칼라TV용 수지와 냉장고용 수지도 각각 12%의 세계시장점유율로 2위를 기록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러한 사업개편에 힘입어 제일모직은 99년 이후 매년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올들어도 실적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일모직은 올 상반기중 지난해 동기보다 16.95% 증가한 9천1백8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42.57% 늘어난 1천1백6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6백31억원으로 무려 1백7.05%나 증가했다. 최근엔 정보통신소재 분야를 강화,지난해 4백억원(전체매출의 2%)수준이던 매출을 2005년까지 4천2백억원(16%)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상반기엔 예상보다 부진한 매출을 기록했으나 일본업체와 제휴,가속도를 붙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제일모직의 영업이익률이 개선되고 있고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갖고 있어 내년에도 양호한 실적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