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업들이 은행에 설정한 자사주 취득신탁 펀드가 코스닥 시장의 매수주체로 부각되고 있다. 6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은행들은 본격적인 매수에 들어간 지난 8월 하순 이후 4일까지 31일(거래일 기준) 동안 단 6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 순매수 금액은 3백69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계속되는 코스닥 약세장에서 연일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투신사 등 다른 기관투자가와 크게 차이난다. 최근 투신사 증권사 종금사 등 주요 기관들이 모두 매도우위를 보이며 지난 8월 하순 이후 전체 기관투자가 순매수금액은 마이너스(-) 7백27억원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은행의 매수우위에 대해 "최근 코스닥시장이 바닥권에 달하자 등록기업들이 자사주 취득을 위해 은행에 만들어 놓은 신탁계좌에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사주 신탁펀드 설정이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소에서는 은행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는 것.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등록기업들이 최근 들어 자사주를 직접 사들이지 않고 운용하기 편리한 은행 신탁펀드를 통해 주로 취득하고 있다"며 "이 신탁펀드는 은행이 주식을 파고 사는 것으로 집계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기업들의 직접적인 자사주 취득은 줄어든 반면 은행과의 자사주 취득신탁 계약규모는 갈수록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은행과 자사주 신탁계약을 맺은 기업은 79개사로 계약금액은 1천2백41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8월 신탁체결금액 7백96억원(45개사)에 비해 56% 증가한 것이다. 반면 등록기업의 직접적인 자사주 취득금액은 55억원으로 8월에 비해 66% 감소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