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업을 하거나,한국에서 수출하는 기업들이 미국의 경기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미국시장을 토대로 초고속 성장을 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워싱턴DC 인근의 버지니아주에 본사를 둔 교포기업 STG(회장 이수동)의 활약이 대표적이다. 정보기술(IT) 솔루션 업체인 STG는 최근 워싱턴특파원들에게 좋은 뉴스를 전해왔다. 첨단 국방과학기술을 개발하는 매출 4천2백만달러(6백억원 상당)짜리 기업 DSTI를 인수했다는 소식이었다. 올들어 세번째 기업인수라고 했다. 이로써 STG는 창업한지 16년만에 매출 1억7천1백만달러(2천억원 상당),직원 1천7백명의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창업 후 10여년간 소수민족기업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충분히 누리기도 했지만 경기부진 속에서도 확장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연방정부를 집중 공략했던 게 주효했다. 경기부진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대폭 줄인 것과 달리 연방정부는 9·11테러 이후 국토방위를 강화하기위해 오히려 예산을 늘렸다. STG는 그 틈새를 집중 공략했다. 미 연방정부의 조달시장 규모는 올해 3천억원을 넘어섰고,보안관련 예산을 중심으로 급팽창하고 있다. STG나 핸디소프트 등이 연방정부 시장공략에 발 벗고 나선 것도 이같은 시장규모에서 나오는 무궁무진한 기회를 잡기 위해서다. 지난달 말께 워싱턴에선 연방정부시장을 뚫기 위한 대규모 세미나가 열렸다. 50여개 한국 중소기업들도 참여해 연방정부 조달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돌아갔다. 미 연방정부는 좋은 품질과 고급기술,양질의 서비스만으로 뚫을 수 있는 '편한 시장'이 아니다. 경험있는 기업들과 손을 잡아야 하고,철저한 사후관리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넘어설 수 없는 높은 언덕 같은 힘겨운 시장이다. 하지만 민간기업들이 투자를 대폭 줄임으로써 미국시장에 실망한 한국기업들로선 확장일로에 있는 연방정부 시장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연방정부의 요구를 제대로 맞춰주면 계약이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는 장점도 있다. STG의 사업확장 같은 뉴스가 다른 한국기업이나 교포기업들에서도 계속 터져나오길 기대해본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