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륙은 이제 거대한 '주식회사 中華'다. 사회주의의 낡은 옷을 벗어던지고 특구를 통해 개방을 추진한지 20여년-. 대륙의 변신은 경이로움으로 세계인들의 가슴에 각인되고 있다. 북한이 최근 전격적으로 신의주 특구 개발을 선언하고 나선 것도 따지고 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언급한 '천지개벽'과 같은 '신중국 충격'의 여파다. 상하이를 기점으로 한 양쯔강 경제벨트는 중국 개발특구 총생산의 70%를 차지한다. 이른바 '뉴 차이나 임팩트'의 중심인 셈이다. 한국경제신문은 한국과의 수교 10주년을 맞은 중국의 양쯔강 경제벨트 현지 취재를 통해 '뉴(新) 차이나 임팩트'의 현주소와 '북한경제의 미래'를 조명한다. ----------------------------------------------------------------- 선전(深土川)이란 한적한 어촌에서 시작된 경제개혁 바람이 양쯔강을 역류하면서 중국은 국가급 개발구가 50개에 이르는 거대한 기업국가로 탈바꿈하고 있다. 자본주의 대장정에 나선지 불과 20여년만에 이미 반도체 DVD플레이어 PC 등의 첨단제품을 앞세워 세계 6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현 성장속도를 감안할때 자동차분야에서도 20년내 세계 최고 강자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한 '세계 공장'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미국과 일본의 위상마저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뉴 차이나 임팩트'를 전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뉴 차이나 임팩트'의 중심은 서부대개발을 앞세워 추진중인 양쯔강 경제벨트 구축이다. 중국 쿤룬산맥에서 발원, 상하이에 이르기까지 6천㎞를 내달려 대륙을 관통하는 거대한 물줄기를 중심으로 '양쯔강 물류망'이 구축되면서 주변 도시를 연결하는 거대한 '경제벨트'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양쯔강 벨트의 흐름은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형상이다. 양쯔강의 하류인 상하이가 출발점이자 용머리격이다. 태평양의 접점에 자리한 상하이는 이미 아시아 비즈니스 센터로 성장했다. 그 기운이 역류하며 강을 따라 형성된 쑤저우(蘇州) 쿤산(昆山) 우시(無錫) 등을 국제적 디지털 산업단지로 바꿔 놓았다. 상하이의 용틀임은 이제 중부 양쯔강 도시인 허페이(合肥) 우한(武漢) 창사(長沙) 등을 지나 서부개발의 중심지인 충칭(重慶) 청두(成都) 등에 이르고 있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양쯔강 벨트의 경제규모(GDP 기준)를 약 2조4천억 위안(1위안=약 1백50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전체 GDP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 산업 경제의 4분의 1이 양쯔강 주변에 몰려 있다는 얘기다. 상하이 우한 충칭 등에는 중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 있다. 또 국가급 과학기술개발구 생산액의 70%가 양쯔강 주변에 몰려있는 등 반도체 디지털가전 통신 등 IT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산샤 댐 건설로 내년부터 1만t급 배가 충칭~상하이를 오가게 되면 양쯔강의 경제효용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서부 대개발에 대한 중국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때문에 많은 외국업체들이 서부개발의 과실을 따내고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양쯔강 벨트로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한국업체들에 양쯔강은 여전히 낮선 곳이다. 상하이 쑤저우 등에서 드믄드믄 보이던 한국기업이 난징 이후부터는 거의 찾을 수 없다. 21세기 중국경제의 황금수로인 양쯔강 벨트. 북한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그 곳을 우리도 주시해야 할 때가 됐다. 양쯔강 벨트를 조명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