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담배 제조업체인 필립 모리스가 폐암을 앓고 있는 한 여성흡연자에게 2백80억달러(33조6천억원)를 보상하라는 평결을 받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의 배심원단은 4일 암에 걸려 3개월간의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베티 불록(64)이란 여성이 필립 모리스를 상대로 낸 피해보상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불록은 17세 때부터 필립모리스 제품인 말버러와 벤슨&헤지스를 피웠으며 "필립 모리스측이 흡연의 폐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필립 모리스측은 "어리석은 평결"이라며 "상급법원에 즉각 항소하겠다"고 말해 보상금이 지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번 피해 보상금 규모는 필립 모리스의 미국내 매출액(2백48억달러)보다 많으며,흡연피해와 관련한 집단소송 등을 감안해도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개인 보상금 종전 최고기록은 지난해 6월 필립 모리스가 말기 암환자인 리처드 보에켄에게 지급한 30억달러(3조6천억원)였으며,집단소송 최고보상금은 지난 2000년 마이애미 법원이 거대 담배회사들에 명령한 1천4백50억달러(1백74조원)였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