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CF절반" 히트송 제조기 .. 강재덕 음악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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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광고의 절반이 영상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음악이다.
아무리 영상이 좋아도 배경음악이 부실하면 광고가 빛을 보기 어렵다.
영상에 생명을 불어넣는 광고음악은 광고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이다.
광고업계에서 "히트송 제조기"로 불리는 강재덕 음악PD(32)는 요즘 CF감독들의 러브콜에 정신이 없다.
그가 음악을 맡은 광고는 어김없이 호평을 받기 때문이다.
강 PD 작품 목록은 KTF 오비라거 라네즈 현대카드 애니콜 네이트 BC카드 등 유명 광고들로 빼곡하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 열개 중 두세개는 강 PD 작품이라고 할 정도"라며 "거리에서 팔리는 히트송 모음집만 봐도 그가 골라낸 CF음악을 여러 개 발견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특이한 것은 강PD는 음악 전공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강 PD는 한양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음악은 취미생활에 불과했다.
그는 대학시절 학교방송국에서 음악을 고르는 일을 했다.
그런데 음악선곡이 직업이 되리라곤 자신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강 PD는 "광고 사관학교"로 불리는 제일기획에 오디오PD로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광고음악과 인연을 맺었다.
제일기획에서 5년간 경력을 쌓은 다음 현재 "라임라이트"라는 스튜디오를 차려 운영하고 있다.
강 PD가 말하는 최근 광고음악의 화두는 "가요"다.
그는 "가요는 가사가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별도의 내래이션 없이도 많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며 "가요를 광고에 도입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고 말한다.
강 PD가 담당한 TTL 광고의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와 네이트의 "사노라면"은 가요를 광고음악으로 사용해 효과를 본 좋은 예다.
강 PD는 프로모션이 용이하다는 점에서도 가요를 높게 평가한다.
그는 성시경의 히트곡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란 음반이 발매되기 전부터 라네즈 CF송으로 사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는 "가수도 CF를 통해 노래를 미리 알려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고 광고 효과도 컸다"며 "이러한 프로모션이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 PD는 다음 라네즈 광고의 CF송으로 신승훈의 새 노래를 사용할 계획이다.
광고음악이 문화코드로 자리잡는 경우가 늘면서 강 PD는 책임감을 느낀다.
영화배우 전지현을 "테크노 전사"로 만든 TV광고 "마이젯"은 강 PD의 대표작이다.
그는 "광고가 뜨면서 광고에 삽입된 곡이 마치 테크노 음악을 대표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에 놀랐다"며 "본의 아니게 테크노 음악의 테두리를 좁혀놓은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털어놓는다.
강 PD는 "광고로 쓰기 좋은 음악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그가 손꼽는 "광고적인 뮤지션"은 사라브라이트만이나 리사오노.음색이 독특하고 호소력이 있어 광고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광고를 위한 음악만 듣다보면 머리가 굳어진다"며 "가끔 일과 상관 없는 음악으로 기분을 푼다"고 덧붙였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