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은 두말할 나위없이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 분야이자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파수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총 수출에서 전자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3.4%로 국내산업을 주도하고 있고 제조업 부가가치 생산은 56조원으로 제조업 전체(1백66조5천억원)의 33.7%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95년 16.8%에서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연구개발 분야의 경우 기업부설 연구소가 지난해 5천5백27개로 전년보다 1천2백77개가 증가, 전체 산업의 60.9%를 차지하고 있다(산업기술진흥협회).


실제 연구개발비도 지난해 4조6천6백14억원으로 전년보다 14.1% 늘어났다(과학기술평가원).


특허출원에서도 전기.통신부문이 지난해 5만3천6백34건으로 전체의 51.4%를 차지하고 특허등록도 1만8천7백5건으로 53.9%에 달한다(특허청).


세계시장에서의 위상도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한국의 전자산업 생산규모는 세계시장의 5.6%에 해당하는 6백73억달러로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동전화기 등에서는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위치로 도약했다.


전자부품의 경우 메모리반도체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브라운관 등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일본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생산국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가전제품 역시 일본 중국 미국 등에 이어 5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1위로 도약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핵심부품 개발이나 기반기술에 대한 연구가 취약하다는게 한국 전자산업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기반기술력도 선진국과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반도체는 시스템LSI의 경우 미국과 일본의 기술수준을 1백으로 했을 때 제조 및 조립기술은 대등하지만 핵심 설계기술은 3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디지털TV 포스트PC 차세대영상이동통신(IMT-2000) 등 첨단제품이 등장하고 있지만 취약한 기반기술력으로 인해 핵심부품의 상당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 휴대폰 등 특정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생산구조와 함께 전문인력 확보도 시급한 상황이다.


99년 2만4천2백60명이었던 전자산업 연구개발 인력은 2000년 3만5천6백23명으로 다소 늘어났지만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석.박사급 전문인력의 55% 이상이 대학교에 집중돼 있다.


반면 연구개발투자비의 70% 이상은 기업체가 수행하고 있어 전문인력과 연구개발투자비의 연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과 중국 등 중하위 국가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국 전자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중장기 발전 전략을 수립,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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