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차이나 임팩트] 제1부 : (2) '태평양과 양쯔강 접점 상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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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상하이 푸둥(浦東)지구의 불빛이 꺼져가고 있는 밤 12시.
푸둥 북쪽에 위치한 와이가오차오(外高橋) 보세구에는 가스등이 부두를 대낮처럼 환히 밝히고 있다.
상하이는 물론 쑤저우 쿤산 등 주변 도시에서 밀려든 수출품을 태평양으로 실어내는 작업이 하루 24시간 3교대로 이뤄지고 있다.
상하이 항구는 작년 한햇동안 6백30만TEU(20피트 컨테이너) 상당의 컨테이너를 처리, 세계 5위의 항구로 도약했다.
상하이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남쪽 지역에 연간 1천2백50만TEU 규모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는 새 항구를 설계하고 있다.
푸둥 신공항 제2터미널은 오는 2007년 완공된다.
양쯔강의 흑진주 상하이가 아시아 물류 허브를 향해 쉼없이 질주하고 있다.
1천5백여개의 고층빌딩이 만들어 내는 미래 도시형 스카이라인을 보면 "전세계 크레인의 20%가 상하이에서 가동되고 있다"는 택시기사의 말이 과장은 아닌듯 싶다.
상하이 최대 쇼핑몰 정다광창이 지난 8월 문을 열었고 2005년말 세워질 4백66m짜리 상하이 환추 금융센터 건설도 시작됐다.
이달초엔 푸둥신공항과 시내를 잇는 자기부상열차 노선의 콘크리트 타설을 끝냈다.
한국의 압구정동에 해당하는 화이하이루의 바이성(百盛)백화점.
이곳은 다국적 기업의 총성없는 전쟁이 치열하다.
1층 입구에 들어서면 루이비통 랑콤 등 세계 명품이 고객을 맞이한다.
4층 가전매장으로 올라가면 소니 필립스 삼성 LG 등 내로라하는 제품이 하이얼 등 중국 상품과 함께 고객잡기 전쟁을 벌이고 있다.
'상하이서 생존하면 세계 시장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지난 1993년부터 상하이의 변화를 현장에서 지켜본 하나은행 정성재 상하이지점장은 "한때 문방구가 없어 홍콩과 한국에서 공수해 쓴적이 있었다"며 "지금은 공항에서 상하이로 들어올 때마다 다른 나라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5백대 기업중 3백여개가 고층빌딩 숲에 상주해 있는 것도 주목거리다.
첨단기술과 돈을 싸들고 들어온 기업들이 많다.
지난 10년간 상하이가 유치한 외자는 4백80억달러로 대만이 반세기 동안 유치한 외자(5백억달러)와 맞먹는다.
다국적 기업의 상륙은 상하이의 창업열풍으로 이어졌다.
하루 1백70개 꼴로 기업이 생겨나 현재 20만개의 민영기업이 활동중이다.
인재도 몰리고 있다.
차이나 드림을 가슴에 안고 푸둥지구로 돌아온 해외유학생이 99년 5백명에서 지난해엔 3천2백명으로 급증했다.
공산당도 '자본가들과의 춤'을 시작했다.
상하이 시정부는 병원 교육 도로 등의 사업에 대한 민영기업의 진입규제를 풀고 외자유치를 위해 공무원들을 밖으로 내몰고 있다.
상하이는 증권거래소 개설을 통해 대륙의 돈맥으로 자리매김한데 이어 아시아의 월가로 나설 태세다.
둥팡밍주(東方明珠)탑과 금융가를 관통하는 2호선 전철 이름 '밍주(明珠)선'에서 홍콩이 갖고 있는 국제금융센터의 명성을 빼앗겠다는 야심을 읽을 수 있다.
상하이는 이미 씨티 HSBC 등 70여개 외국계 금융회사의 중국 관문이 됐다.
양쯔강 물줄기 끝자락에 위치한 용머리 상하이가 내륙의 힘을 모아 태평양을 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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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팀장 한우덕 베이징 특파원, 오광진(국제부), 정태웅(산업부 대기업팀), 송태형( " 과학바이오팀), 김형호( " IT팀), 김미리( " 대기업팀), 허문찬(영상정보부 기자) i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