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국회의장이 7일 오전 예정된 새해 예산안에 대한 정부측 시정연설에 대해 국무총리 대독이란 이유로 한때 본회의 사회 거부 방침을 밝혀 논란이 일었다. 박 의장은 이날 본회의 시작 전 각당 총무를 불러 "새해 예산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에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해 달라고 누차 정식으로 요청했음에도 청와대가 아무런 해명없이 김석수 총리로 대독하도록 한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총리 대독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와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현 시점에서 정부의 시정연설을 듣지 않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의장에게 시정연설 청취를 부탁,예정보다 한시간 늦은 오전 11시에 시정연설이 이뤄졌다. 박 의장은 본회의 모두발언을 통해서도 "국회는 특정정부의 소유가 아니며 행정부가 국회를 무시하는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은 고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선숙 청와대대변인은 "대통령께선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시정연설 대독문제와 관련한 국회 본회의 상황 등을 보고받은 후 '사전에 충분히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김영근·김동욱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