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기업 연쇄 회계부정 스캔들로 실추된 명예 회복에 안간힘을 써온 하비 피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게 요즘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SEC 최고의사결정기구인 5인 위원회에 내분 양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에 따르면 피트 위원장은 의회의 명령으로 신설되는 '기업회계감독위원회'의 초대 위원장 인선문제를 둘러싸고 위원들과 마찰을 빚고있다. 피트 위원장은 의회가 당초 설정한 기업회계감독위 출범시한인 이달 28일을 한 달여 앞둔 지난달말까지 초대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 인선을 매듭지으려 했으나 SEC위원들의 제동으로 차질이 빚어졌다. 교원연금기금인 TIAA-크레프 기금의 존 빅스 전 이사장이 초대 기업회계감독위원장으로 굳어지는 듯 했으나 뜻하지 않은 암초에 부딪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식통들을 인용, 이는 바로 SEC 위원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폴 애트킨스와 로엘 캄포스 등 2명의 신임 SEC위원은 피트 위원장이 기업회계감독위원 인선과정에서 자신들을 배제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고 몇몇 의원들도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빅스 씨는 `다 잡았던 고기'를 놓칠지도 모르는위급한 상황에 처했다. SEC안에서 피트 위원장의 강력한 견제세력으로 꼽히는 또 한사람의 `하비'인 하비 골드슈미드 위원도 못마땅해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빅스 씨의 기업회계감독위 초대 위원장 선임을 지지하고는 있으나 피트 위원장이 뉴욕주 엘리엇 스피처 검찰총장과 월가 금융회사의 `이해의 충돌' 사례조사에 공조하고 있는데 대해 내심 불만이 많다. 게다가 피트 위원장이 기업회계감독위원장 선임건을 확실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바람에 빅스 씨의 선임 가능성이 그만큼 작아진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SEC는 내분의 불씨를 잡기 위해 거물급 인사를 대안으로 검토중이다. SEC가 타진중인 인사로는 중앙정보국(CIA) 및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지낸 윌리엄 웹스터와 프랭크 자브 전 전미증권업협회(NASD)회장을 꼽을 수 있다. 피트 위원장은 아울러 민주당원인 골드슈미드 위원과 함께 기업회계감독위원 후보 검증작업을 함께 하기로 해 초당적이면서도 불편부당한 인선을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피트 위원장은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며 웹스터나 자브 씨가 거명되는 것과 관련, 언론의 추측보도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