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헌정사상 처음으로 '좌파 대통령'의 탄생이 확실시되고 있다.


6일 실시된 브라질 대선에서 노동당(PT)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약칭 룰라)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룰라는 과반수 득표에 실패,집권 연립여당중 하나인 사회민주당(PSDB)의 조제 세하 후보와 오는 27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실용적 좌파노선에 빈곤층 지지=룰라의 부상은 지난 8년간 페르난두 엔리케 카르도주 대통령의 시장 친화적 경제정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데 따른 일종의 반작용으로 분석되고 있다.


카르도주 정권은 정치를 안정시키는 데는 성공했으나 고질적인 빈부격차와 높은 실업률,부패·범죄 문제를 풀지는 못했다.


노동자 출신인 룰라는 이 틈새를 이용,'1천만 일자리 창출로 빈부격차를 없앤다'는 구호를 내걸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러닝메이트 선택도 적중했다.


자신의 과격한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섬유재벌 출신 하원 의원인 호세 알렌카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전통적 친여(親與) 세력인 금융·기업인 일부를 후원자로 만들었다.


◆3전4기 가능성 높아=개표율 80% 기준으로 룰라는 46.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위를 차지한 사회민주당의 세하 후보(23.8%)보다도 월등히 높은 득표율이다.


그 다음은 사회당(PSB)의 안토니 가로징요 후보(16.6%),사회민중당(PPS)의 시로 고메스 후보(12.5%) 등이다.


룰라의 득표율이 세하 후보에 비해 훨씬 앞섰으나 결선을 결코 만만하게 볼 처지는 아니라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지난 94,98년 카르도주 현 대통령과 대결했을 때 두차례 모두 초기의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당한 경험이 있어서다.


특히 서로 반목해 온 집권 연립여당 정당들이 대결을 자제하고 세하 후보를 밀어주면 판도는 달라질 수도 있다.


세하 후보는 미국 코넬대와 칠레 산티아고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경제전문가인 동시에 보사부장관을 역임한 풍부한 행정경험을 갖고있어 '안정 추구'세력의 몰표가 나온다면 막판 뒤집기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룰라는 대권에 이미 세 차례 도전하면서 전국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어 승산이 높은 편이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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