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9일 창립50주년 행사를 치르지 않기로 했다. 한화의 이같은 방침은 대한생명 인수에 따른 '표정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돼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7일 "사회적 책임감을 가진 기업으로서 허례허식을 배제하는 차원에서 이번 창립기념행사는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예년과 달리 각 사업장뿐 아니라 그룹 본사도 9일 하룻동안 휴무를 실시하는 것으로 기념행사를 대체할 예정이다. 또 행사비용 등을 북한 어린이 돕기 성금으로 내기로 하고 구체적인 액수를 파악중이다. 창립기념행사 취소는 현재 미국에 체류중인 김승연 한화 회장이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현재 경제홍보대사 역할과 대한생명을 경영할 외국인 전문가 발굴에 집중하고 있으며 당분간 미국에 더 머물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김 회장이 대한생명 인수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더 무겁게 느끼고 사회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더 고려하라고 지시했다"며 "미래전략을 담게 될 창립기념사는 김 회장이 귀국한 뒤 사보나 인터넷게시판 등을 통해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당초 올해 기념행사를 창업 반세기를 기념하는 차원에서 대규모로 개최하고 '제2의 창업'을 선언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그룹명 변경을 포함하는 새로운 기업이미지(CI) 개선작업도 벌였다. 그러나 대한생명 인수가 확정된 뒤 시민단체 등에서 특혜의혹을 제기하는 등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데다 재계마저도 한화의 급부상을 경계하고 있어 당분간 몸을 사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