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에서 아이가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지난달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기소돼 24일간 구치소에서 지내다 보석으로 풀려난 뒤 8일 오전 유골발굴 현장을 찾은 개구리소년 박찬인(당시 11)군의 아버지 박건서(51.대구시 달성군 화원읍)씨는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박씨는 2대 독자이던 아들이 실종된 뒤 생업을 포기하다시피하고 전국을 떠돌며 아이 찾기에 나섰지만 어디에서도 찬인이를 찾지 못하고 수천만원의 빚만 남았다. 지금까지 소규모 가내 섬유업으로 겨우 살림을 꾸려오면서도 아들 생각에 술로지샌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급기야 지난달 14일 술을 마시고 동네주민과 싸우다 파출소에 연행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기에 이르러 결국 구속되기까지 했다. 유골 발견 현장 이곳 저곳을 둘러보던 박씨는 "온 산을 샅샅이 뒤졌는데도 발견되지 않았는데 어찌 이런 곳에서 유골이 발견될 수 있느냐"며 연방 고개를 저었다. 유골을 직접 봐야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을 것이라며 총총히 발길을 돌리는 박씨의 얼굴에는 사랑하던 아들의 뒤늦은 죽음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안타까운 부정(父情)이 서려 있었다. (대구=연합뉴스) 김용민기자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