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시장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주가는 사상 최저수준에 근접해 있고 거래량도 줄고 있다. 코스닥의 어려움은 버블과 신뢰의 문제에서 비롯됐다. 지난 3년 간 코스닥에는 IT와 벤처붐에 편승해 엄청난 주가 버블이 형성됐던 것이 사실이다. 1백이 넘는 주가수익비율(PER),1천%를 넘어서는 회전율은 정상적인 지표로 보기 어려웠으며 지속될 수도 없었다. 코스닥은 283P를 정점으로 80% 이상이 하락한 47P대로 내려 앉았다. 나스닥도 5,000P 이상에 달했던 지수가 76% 이상 하락했고,도쿄거래소도 3만8천9백엔대에서 9천엔대로 80% 가까이 주저앉았다. 시장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것도 코스닥이 안고 있는 큰 문제다. 불공정거래의 성행과 일부 대주주의 연루,내부자거래 등으로 공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투명하지 못한 경영도 계속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치투자가 정착되지 못하고,단기매매가 성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의 안전판인 기관투자가는 코스닥에 등을 돌리고 있다. 코스닥이 여러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해도 존재하고 활력을 되찾아야 할 이유는 확실히 있다. 먼저 코스닥은 IT벤처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하며 경제회생의 돌파구를 마련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IT산업은 전체 GDP 증가에 40%를 기여했다. 또 무역흑자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상당한 고용창출을 하는 등 국민경제 발전을 이끌어 왔다. 우리 경제의 미래는 제조업중심에서 첨단기술 및 지식산업중심으로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대기업위주에서 중소기업과의 균형있는 발전에서 찾아야 한다. 첨단기술산업과 중소기업의 육성을 위해 정부가 직접 금융이나 세제지원을 하기보다 코스닥시장과 같은 인프라를 구축해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 할 것이다. 실제 증권업계에서 투자한 2백10억원의 자본금으로 코스닥은 지난 4년간 무려 17조원의 기업성장자금을 공급할 수 있었다. 코스닥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는 데 묘수는 없다. 투명성 공정성 및 효율성을 높여 우량기업과 투자자가 다시 찾아 올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시장으로 만드는 길밖에 없다. 나스닥은 최근 '슈퍼몬타지'라는 새로운 전산매매시스템을 가동하며 ECN NYSE와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자스닥은 9백개 이상 기업과 도쿄거래소 10배 수준의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거래 부진으로 적자가 계속된다고 한다. 투자자에게 부담 주는 거래소는 경쟁력을 상실한다. 독일의 노이어 마르크트도 극심한 주가하락 속에 신규 상장기업이 없어지며 재편된다고 한다. 코스닥이 경쟁력 있는 시장으로 거듭나고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시장관리 담당자가 철저한 공시관리와 불공정거래의 근절,부실기업 퇴출 강화로 투자자의 믿음을 확보해야 한다. 값싸고 안정적인 전산매매시스템으로 효율성도 높여야 한다. 또 회계교육 등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우량기업을 유치하고,ETF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투자자의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시장의 투명성 공정성은 등록기업의 투명성 공정성과 직결된다. 등록기업의 투명경영과 공정거래를 위한 다짐과 강력한 실천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펀더멘털을 튼튼히 하고,투자자에게 제대로 알리는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정책당국도 코스닥시장이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최대한 뒷받침해야 한다. 신상품의 개발허용,거래소로서의 법적 위상확보,M&A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 등이 필요하다. 최근 정리되고 있는 일본 독일의 신시장과 달리 코스닥은 여전히 희망이 있는 시장이다. 우리의 IT산업은 세계적으로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올해 코스닥에 등록한 기업도 1백개가 넘는다. 서경(書經)에 '공휴일궤'라는 고사가 있다. 아홉길 산을 만드는 데 마지막 한 삼태기 흙을 게을리해 어렵게 쌓아온 일을 망친다는 뜻이다. 코스닥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 삼태기를 위해 시장 기업 투자자 모두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hjshin@kosdaq.or.kr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