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기 긴급진단] "해외경제 지나친 비관 경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최근 세계 증시가 연일 급락하는 가운데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더블딥(짧은 경기회복후 재침체)'에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에 대한 경계론도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 삼성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 국내 5대 경제연구원장들은 "해외 경제에 대한 지나친 비관론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은 여전히 낮으며,미·이라크간에 전쟁이 벌어지더라도 단기전에 그쳐 오히려 세계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국내 경제는 올해 6%대,내년엔 5%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제 어디로 가나
지난 상반기에 비해 미국 등 세계 경제의 상황이 악화됐다는 데는 모든 연구소장의 진단이 일치했다.
김중웅 현대경제연구원장은 "미국 증시의 침체로 전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유럽의 경제성장세도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등 경제상황이 갈수록 꼬여가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미국의 내년 성장률을 1%대까지 낮춰 잡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장들은 그러나 이같은 상황이 곧장 미국을 '더블딥'으로 밀어 넣을 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김중수 한국개발연구원장은 "아직까지는 세계 유수 연구기관 가운데 세계 경제성장률을 2% 밑으로 하향조정한 곳은 없다"며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대외 변수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미·이라크전쟁은 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으며,전쟁특수 등으로 세계 경제에 오히려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경제 전망
국내 증시전망에 대해서는 누구도 단언하기 힘들다는 전제 아래 '바닥을 통과했다'는 견해와 '조기회복은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은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를 따라간다는 점에서 볼 때 당분간 추가적인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한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의 김 원장은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적인 여러 조건)에 비춰보면 주가 하락이 과도한 측면이 있는 만큼 조만간 상승세로 전환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정부의 투기억제대책으로 인해 상승세가 꺾일 것"(KDI 삼성 한경연)이라는 예상과 "시중 부동자금이 많아 부동산 시장의 활황세는 조금 더 이어질 것"(현대 LG)이라는 견해가 엇갈렸다.
◆경제불안요인과 대응책
연구소장들은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가계대출 급증 △기업투자 부진 △미국 경제의 불안정성 등을 꼽았다.
대책으로는 △은행건전성 감독 강화 △탄력적인 정부 대응 등을 요구했다.
최우석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정권에는 임기가 있지만 경제에는 임기가 없다"며 "경제관료들이 줏대를 갖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금리정책에 대해선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불투명한 만큼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김 원장만은 "기업 투자활성화 방안 등 경제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과 함께 콜금리 인상을 통해 경제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