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업체들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IT(정보기술)경기 침체 여파로 세계적인 휴대폰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내업체들은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빅3" 메이커로 자리를 굳혔고 LG전자도 6위로 껑충 뛰었다. 중견 휴대폰업체들도 중국 특수 등의 영향으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까지 휴대폰 수출액은 총 54억7천8백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39억8천7백만달러보다 37.4%나 늘어난 것이다. 수입액은 7천5백만달러에 불과해 무역수지 흑자가 무려 54억3백만달러나 됐다. IT 분야에서 휴대폰은 반도체에 이어 단일수출품목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이 휴대폰 강국으로 올라선데는 몇가지 요인을 들수 있다. 먼저 초기부터 고가시장을 집중 공략했다는 점이다. 90년대 후반 비교적 늦게 세계 시장에 진출한 국내업체들은 초기부터 고가폰 시장을 파고들었다. 그 결과 탁월한 기술력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실제로 유럽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 주력 휴대폰의 가격은 4백유로(약 47만2천원)안팎으로 3백유로(35만4천원)대인 노키아 제품보다 훨씬 비싸다. 미국에서도 1백70~1백80달러 수준으로 1백30달러 내외인 경쟁제품보다 고가다. 그 덕분에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에서 삼성전자가 27% 이상인 반면 노키아는 21%대에 그치고 있다. 또 일부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전세계를 고루 공략했다는 점도 빼놓을수 없다. 지역별 수출비중을 살펴보면 북미(23%) 유럽(24%) 중국.홍콩(20%) 아시아(12%) 중남미(7%)등 고르다. 특정 지역의 경기침체에 영향을 덜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들은 발빠르게 신기술로 무장한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수출목표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초 올해 45억달러를 수출한다는 목표였으나 최근 50억달러 안팎으로 상향조정했다. LG전자도 올해 1천1백만대(17억달러)의 단말기를 수출할 계획이다. 중견업체들도 약진하고 있다. 세원텔레콤은 상반기 1억5천만달러를 수출했으며 연간 목표를 4억달러로 잡았다. 세원 계열사인 맥슨텔레콤은 상반기 1천5백억원어치를 해외에 내보냈으며 올해 전체 목표도 당초 3천5백억원에서 4천억원으로 늘려잡았다. 주로 모토로라에 휴대폰을 공급하고 있는 팬택은 상반기에 2천3백억원의 수출실적을 올렸으며 연간으로 7천억원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팬택&큐리텔은 올해 8천억원의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텔슨전자는 올해 1천6백80억원,어필텔레콤은 1억달러의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