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투자(KTIC)는 16년의 투자노하우를 지닌 창업투자회사다. 1986년 설립됐으며 벤처투자와 구조조정사업이 주력이다. KTIC는 99년 창투업계 최초로 진출한 구조조정사업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2천80억원 규모로 설립된 구조조정펀드가 증시침체와 함께 수백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한 것. 급기야 지난해에는 투자자들에게 '원금보장'을 합의해 주는 '해프닝'까지 연출됐다. 그러나 KTIC는 최근 구조조정펀드를 총 수익률 30.1%로 청산했다. 전통있는 창투사로서의 저력을 보여준 셈이다. KTIC는 어려운 벤처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량벤처기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투자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구조조정이나 M&A(기업인수합병)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심사과정 =심사기준은 무엇보다 '사람'이다. 벤처기업의 흥망은 기술을 보유한 '사람'에 의해 좌우된다는게 KTIC의 투자철학이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를 이끌어갈 경영진의 능력과 투명성은 담당 심사역을 거쳐 단계별 투자위원회를 통해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 심사과정은 신속성과 공정성이 원칙이다. 심사역들은 우선 투자대상업체를 발굴해 예비보고서를 작성한다. 최종결정은 투자규모에 따라 다르다. 투자금액이 크지 않을 경우에는 투자를 제안한 심사역은 제외하고 부서본부장 등 2인 이상의 심사역이 심의위원회를 열어 소사장 전결로 투자여부를 결정한다. KTIC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소사장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규모가 클 때는 제안심사역과 각 사업부 본부장, 사장이 참여하는 투자위원회에서 최종 투자여부를 판단한다. 각 위원회에서는 벤처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비롯해 그 분야의 기술동향, 시장규모 등이 심도있게 논의된다. 하반기 투자전략 =증시침체 등으로 벤처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우량 벤처기업에는 과감한 투자원칙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KTIC는 최근 구조조정펀드의 성공적인 청산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이 부문 투자를 강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조만간 2백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신규 펀드는 수익창출 등 마스터플랜을 짠 후 투자자를 모집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법이 도입된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투자실적 =KTIC는 지난 3.4분기까지 벤처와 구조조정기업에 각각 2백60억여원과 6백30억여원을 투자했다. 벤처투자는 지난해와 엇비슷한 수준이지만 올해 10월초 펀드청산을 위해 구조조정분야의 투자가 크게 늘어났다. KTIC는 1986년 설립 후 3백여개 벤처기업을 발굴, 투자했다. 이중 59개 기업이 상장(등록)됐다. 해외기업에도 투자해 3개 기업을 나스닥시장에 상장시켰다. 올해는 10개 업체가 코스닥시장에 신규등록했거나 심사를 통과한 후 대기중이다. KTIC는 연말까지 5개 업체를 추가상장(등록)시킬 계획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