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반정부 세력간의 심각한 분열과 대립으로 이달말벨기에에서 열릴 예정인 한 회의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축출 및 임시정부 수립 등에 관한 구체적 결의안을 마련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브뤼셀 회동에 참가할 이라크국민회의(INC) 지도자인 아흐메드 찰라비는 후세인 대통령을 몰아내고 임시정부를 구성하는 안을 띄운 바 있다. 그러나 이슬람혁명최고평의회(SCIR) 대표인 하미드 알-바야티와 쿠르드민주당(KDP)의 델샤드 미란 등은 7일 이라크 임시정부 구성안이 오는 24, 25일로 계획된 이번 회의의 의제에 들어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알-바야티는 이날 전화 회견을 통해 "이번 회동의 목적은 후세인 제거후 민주적이고 통합된 이라크에 관한 장기 비전에 합의하고 장래 우리(재야단체)들을 조정할 후속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런 회의는 임시정부 결성을 위한 것으로 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임시정부구성)와 같은 과업은 후세인이 제거된 뒤와 같은 적절한 시점에서 단행되도록 남겨둬야 하며 (그전에) 그와 같은 일을 단행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쿠르드애국동맹((PUK)과 북부 이라크지역의 통치권을 분할하고 있는 KDP의 미란은 임시정부가 실질적인 대표권을 갖고 있는 이라크내 거주 국민으로 구성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반정부 세력들은 지역.종족.인종별, 정치적 이념별로 갈려 있는데 미국이 후세인 대통령 축출 전쟁을 개시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분열상이 격화돼왔다. SCIR, KDP, PUK, 이라크국민협정(INA) 등 이라크 반정부 단체들은 미국의 대이라크 공격후 이들이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8월 워싱턴에서미 정부 고위관리들과 만난 바 있다. 이들 단체는 미국이 후세인 군대의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이라크 주민들을 보호한다는 공약을 이행할 것이라는 보장을 받았다. 조지 W. 부시 미행정부는 후세인 정권교체 이전에 이라크 임시정부 수립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다. (카이로 AP=연합뉴스) hanil@yna.co.kr